루나 피해자들 구제 가능할까…‘멀고 먼 여정’

뉴시스

입력 2022-07-13 09:37 수정 2022-07-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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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가상자산 투자 피해에 대한 규제 마련을 언급하면서 루나 피해자 보상에 대한 국내 5대 거래소들과 금융위간 소통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루나 사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어서 최종 피해 구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들은 루나 사태 같은 가상자산 피해 등에 대한 업계 규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금융위)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같은 논의는 각 거래소가 개별적으로 금융위와 접촉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출범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닥사에 포함된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닥사 차원에서 한다기보다는 개별 신고 수리된 거래소들과 감독 당국인 FIU(금융정보분석원)가 (소통을) 한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닥사는 신고 수리된 거래소들의 자율규제 협의체다. 협회처럼 금융위 인가를 받은 대표 자격을 갖고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김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본적으로 저와 금융위 생각은 가상화폐의 잠재력에 대한 불꽃을 끄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쪽에서는 루나 사태 등 투자자 피해가 생기는 만큼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그것의 접점이 어디일까가 관건인데, 이 문제는 쉽지 않지만 저희가 규제 초안을 마련해 발표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닥사도 출범을 알리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과 폐지에 대한 최소한의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루나 사태에 대한 투자 피해 구제와 관련해선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강제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통해 명확한 혐의가 밝혀져야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현재 루나 사건 수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맡고 있다. 검찰은 권도형 대표 등에 대해 사기, 유사수신 혐의 등을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검찰 수사는 아직 더딘 상황이다. 12일 기준 검찰은 아직 국내 주요 거래소에 수사 협조 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근 검찰 인사로 인해 합수단 내 인력에도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검찰과의 루나 사태 수사 공조 가능성으로 인해 수사가 장기화될 여지도 보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해 암호화폐 관련 수사 협조를 약속했는데, 이 과정에서 루나 사태도 공조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를 통해 권 대표에 대한 혐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수사가 길어질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일각에선 권 대표가 법인 자산인 루나 코인의 행방을 불명확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배임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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