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힘든 아토피 환자 치료 더뎌도 포기 말아야

손상욱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입력 2022-07-13 03:00 수정 2022-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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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욱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무덥고 습한 요즘 같은 계절에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고충이 더욱 커진다.

아토피피부염은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피부 속의 염증이 신체 여러 부위에서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질환이자 면역 질환이다. 유소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고, 평생 호전과 재발을 반복한다. 증상 악화 요인을 알면 예방하고 대처라도 하겠지만 아토피피부염은 면역 체계의 이상,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

주된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과 계속 재발하는 피부 습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가려움증이 심하다 보니 밤새 긁다가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수면 장애가 흔하게 나타나고 집중력 및 주의력 결핍을 야기하기도 한다. 피부의 병변으로 인해 사람을 잘 만나지 못하고 취업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사회경제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도 떨어뜨리는 심각한 질환이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아토피피부염 역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악화 요인을 관리하고 적절한 약들을 사용해 질환이 더 진행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경과가 좋다. 경증일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제, 국소 면역조절제 등과 함께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한 항히스타민제 등이 쓰이고 이러한 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 전신 스테로이드제, 전신 면역조절제, 광선치료 등의 전신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효과는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인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돼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 쓰인다. 특히 가장 최근에 나온 JAK 억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포괄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빠르고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다만 이러한 신약은 아무래도 고가이다 보니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았다. 다행히 5월부터 중증 성인 환자들에게는 유파다시티닙과 바리시티닙 등 일부 JAK 억제제 투여 시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기존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고통받는 환자가 여전히 많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효과적인 치료제에 신속하게 보험급여가 적용됐다는 것은 매일 환자들의 고충을 접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새로운 치료제들을 부담을 덜고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환자들도 좀 더 현명하게 치료에 임하기를 권한다. 아토피피부염은 면역 질환이자 만성 질환으로 장기간의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증상이 금세 개선되지 않는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민간요법 등에 현혹되지 말고, 초기부터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면 좋은 경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손상욱 고려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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