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겪은 후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범인은 항체 ‘면역반응’

뉴스1

입력 2022-07-08 09:52 수정 2022-07-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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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한 면역반응이 뇌혈관에 손상을 주고 코로나19 후유증(롱코비드)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신경질환 치료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는 감염 후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 숨 가쁨, 인지기능 장애, 우울함이나 불안 등의 정신적인 증상 등이 있다.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브레인포그(뇌흐림, 정신적 몽롱함)나 피로감, 권태감,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은 평소에 잠깐씩 느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방해받거나 일을 못 할 정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8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규모 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유발된 면역반응이 어떻게 뇌를 손상할 수 있는지 확인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국제학술지 ‘뇌(Brain)’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갑자기 사망한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사망자들은 24세에서 73세였으며 뇌 스캔을 통해 뇌혈관 손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검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직접 뇌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항체가 뇌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혈뇌장벽(BBB) 세포를 공격해 염증과 조직에 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BBB는 혈액에서 뇌로 들어가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막이다. 생존에 필요한 산소나 물 등은 투과시키지만 세균 등의 침입자나 항암제 등이 뇌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암이 전이됐을 때 치료가 힘들다.

BBB가 손상되면 단백질 누출, 출혈 또는 혈전이 발생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손상 부위에 발생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항체의 공격을 받은 세포가 해독이나 신진대사 조절 등 정상적인 세포에서 나타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두통, 피로, 미각 또는 후각상실, 수면장애와 브레인포그 등 장기간 지속되는 영향이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고 롱코비드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BBB에 쌓인 항체를 표적으로 한 약물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빈드라 나스 NIH 선임연구원 겸 임상이사는 “코로나19가 이러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전 부검에서도 환자의 뇌에서 혈관 손상과 염증이 관찰됐지만 손상을 일으킨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이번 연구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반응이 롱코비드 환자에게서 지속돼 신경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면역반응을 낮추는 약물이 롱코비드 환자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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