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산 왜건은 흥행할 수 있을까[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7-08 03:00 수정 2022-07-08 18:27
김도형 기자
아반트, 에스테이트, 투어링, 스포트브레이크… 어떤 자동차의 모델명 뒤에는 이런 단어가 덧붙는다. 세단의 뒷좌석 공간과 짐칸을 한 박스처럼 연결해놓은 차. 바로 왜건(Wagon)이다. 짐마차라는 어원이 알려주듯이 왜건은 세단처럼 납작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마찬가지로 넓은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다.
무게중심이 낮은 왜건의 차체는 주행 성능과 승차감 측면에서 세단과 거의 유사한 성능을 보장해준다. 그러면서도 뒷좌석 활용도와 적재공간 측면에서 SUV 같은 장점을 가진다. 차 뒤쪽으로 유입되는 소음이 잘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과 아무래도 세단에 비해 무겁다는 것은 단점이겠다.
이런 왜건이 가장 각광받는 시장은 바로 유럽이다. 생활 속에서 화물을 운송할 일이 많은데 도로가 잘 갖춰진 유럽에는 왜건의 승차감과 적재공간을 함께 누리려는 운전자가 많다. 국경을 넘나드는 장거리 여행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독일의 도로에서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왜건 모델과 고급차의 왜건 버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반트와 에스테이트, 투어링은 바로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왜건 모델에 각각 따라붙는 단어다.
왜건은 한국에서 그리 환영받지는 못했다. 전통적인 세단 선호 속에 ‘짐차’ 같은 이미지가 큰 장애물이었다. 산악 지형이 많은 특성도 한몫을 했다. 도심에서의 승차감을 따진다면 세단을 선택하고 활동성이 필요하면 SUV를 선택하는 흐름이 굳어져왔다. 자유로운 적재공간을 내세운 SUV가 세단의 점유율을 역전하는 변화 속에서도 국내엔 이렇다 할 왜건 모델이 없었다. 그렇게 국산 왜건은 거의 잊혀진 장르가 됐다.
‘왜건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던 국내에서 최근 오랜만에 국산 왜건이 출시됐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놓은 ‘G70 슈팅브레이크’(사진)다. 스포츠 세단 G70을 기반으로 디자인한 왜건에 사냥용 마차를 뜻하는 ‘슈팅브레이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2019년 현대차의 ‘i40’가 단종되면서 맥이 끊겼던 국산 왜건의 명맥을 되살리는 모델이다.
이 차는 사실 지난해 유럽에 먼저 출시됐다.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든 차로 국내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인 셈이니 절대적인 판매량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국내 판매를 결정할 때는 다양해지는 야외 여가문화 때문에 급격히 늘어난 SUV 수요를 일정 부분 가져올 수 있다고 계산했을 법하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오히려 수입차들이 왜건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볼보는 지난해 국내에서 2000대가 넘는 왜건 모델(V60, V90)을 팔았다. BMW도 3시리즈 왜건(투어링) 모델로 지난해 1000대 가까운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돌아온 국산 왜건이 세단과 SUV의 장점을 잘 섞은 차로 조명받을지, 이도저도 아닌 차로 남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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