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2년來 최대치…금리 부담에 매수세 뚝
뉴시스
입력 2022-07-07 15:00 수정 2022-07-07 15:00
서울 아파트 매물이 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아파트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988건으로 지난 2020년 7월 26일(6만6556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부터 가파른 속도로 늘어났다. 작년 말 8월 중순 3만7000건대까지 내려갔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같은 해 10월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시작된 거래절벽의 영향으로 계속 물량이 쌓이기 시작했다.
특히 금리인상 여파로 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데다 지난 5월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1년 유예 조치를 내놓으면서 아파트 매물이 쌓이는 속도가 가팔라졌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세 달(5만2362건→6만5988건) 동안 26.0%(1만3626건) 급증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에 이어 두번째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집을 팔려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크게 줄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의 주택 수요 공급 균형을 가늠하는 척도인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6월27일 기준) 87.0으로 8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는 셈이다.
실제로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시장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 3월(1436건)과 4월(1752건)에는 규제 완화 기대감에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 5월 1737건으로 줄었다. 6월의 경우에도 781건으로 아직 집계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도 작년 6월(3942건)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특히 작년에 부동산 활황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 현상도 올 들어 잠잠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8.7%로 지난 2020년 상반기(34.6%) 이후 2년 만에 40%(반기 기준)를 밑돌았다.
이에 작년 패닉바잉 현상이 집중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매물 증가세와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부동산원의 7월 첫째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0.03% 하락하며 6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노원구와 강북구의 하락폭이 각각 -0.08%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인상과 경기 둔화 공포 속에 등으로 매물 증가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거래시장의 부진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가 총대출액 1억원을 넘는 차주로 확대된 데다 금리 추가 인상, 경기 불확실성,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매수심리가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거래시장의 부진한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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