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위드 코로나 시대 ‘원헬스 시티’ 기술로 대응해야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입력 2022-07-07 03:00 수정 2022-07-0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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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끝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임이 확실한 것 같다. 언제 또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세계를 휩쓸지, 그로 인해 우리가 또 일상을 멈추고 긴 고통을 감수해야 할지 모르는 일이다.

사실 신종 감염병의 출현은 인간이 자연을 난개발하고, 동물을 착취하고, 과도한 탄소배출로 기후온난화를 야기한 대가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인간의 건강, 동물의 건강, 환경의 건강 사이의 상호 의존성에 바탕을 둔 ‘원헬스(One Health)’라는 개념이 등장한 바 있다.

앞으로 신종 감염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학, 수의학, 환경과학을 포함하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동해야 한다. 최근에는 원헬스에 스마트시티의 개념이 추가된 ‘원헬스 시티(One Health City)’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즉 최근 성장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감염병을 관리하고 관련 산업도 활성화하자는 개념이다.

사실 전쟁 이후에 군수산업이 발전하는 것과 같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관련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밀접 접촉자를 찾아내고 관리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공기와 하수 속에서 바이러스를 감지해 감염병 유행을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수술실에 적용하는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공조방식을 일상 공간에 적용하는 기술, 자외선 파장(UVC)을 사용해 인체에 무해한 방식으로 물체에 묻은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기술, 공공 및 민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신종 감염병 유행을 예측하는 기술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기술이 실제 우리 일상에 적용되는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관련 기술이 아직 초기 개발단계인 경우가 많아 현실에 적용하는 데 많은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심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감염병 대응 기술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공공의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적용까지 연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새로운 신종 감염병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예전처럼 모든 일상을 멈추고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제는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뭐든지 닥쳐서 시작하면 늦다. 그전에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원헬스 시티 기술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재무장해야 한다.



박재현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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