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가 6% 올라 24년만에 최악… 한은 ‘빅스텝’ 초읽기

세종=최혜령 기자 , 뉴욕=김현수 특파원 , 전주영 기자 , 세종=박희창 기자 , 곽도영 기자

입력 2022-07-06 03:00:00 수정 2022-07-06 0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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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공포 국내]
尹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
한은, 13일 금리 0.5%P 올릴 가능성
美-日-유럽도 ‘인플레 공포’ 커져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급등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앞으로 제가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며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13일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쌀, 라면 등 자주 사는 품목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7.4% 올랐다. 두 지수 모두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7월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 휴가철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대기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6%를 넘는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향후 7∼8%대 물가 상승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I(인플레이션)의 공포’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은 5월 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가장 높은 8.6%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5월 물가 상승률이 2.1%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들썩여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일(현지 시간) 독일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급등을 주시하고 있다며 “(겨울에) 난방비가 갑자기 수백 유로가 오르면 국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식값, 30년만에 최대 8% 껑충… 전기-가스료 올라 압박 더 커져



6월 물가 외환위기 후 첫 6% 상승, 라면 등 생활물가는 7.4% 올라
전기-가스료 이달부터 인상폭 확대, 하반기 물가상승률 8% 전망도
1분기 국민고통지수 10.6 사상 최고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로 올라선 데는 기름값과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세를 이끄는 대외 여건이 지속되는 데다 이달부터 전기·가스 요금까지 오르면서 올해 하반기(7∼12월) 중 물가상승률이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개월 동안 3%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은 4개월 만에 약 두 배로 뛰었다. 고물가에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는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열기로 했다.
○ 30년 만에 최대로 오른 외식 물가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 1.78%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6.0% 중 5.02%포인트를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인상이 차지할 정도로 오름세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치솟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곡물가격이 재료비를 비롯한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밀어 올렸다.

특히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랐다. 개인서비스에 포함되는 외식 가격도 1년 전보다 8% 오르며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문제는 이달부터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일부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11원 올랐다. 5월에 이어 6월에도 9.6% 오른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당장 7월부터 상승 폭이 더 커지는 것이다.
○ 국민고통지수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국민고통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민고통지수는 10.6으로 확장실업률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분석 기간 평균치(7.7)의 1.38배다. 확장실업률은 부분 실업자(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자)를 포함해 산출한다.

국민고통지수는 2020년까지 10 아래에 머물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1분기 10.5로 높아졌다. 이후 지난해 3분기(7∼9월) 9.1까지 떨어졌다가 4분기(10∼12월)부터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민고통지수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높아지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0.13%포인트 낮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공급망 재편,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전 세계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기관이)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구조 조정과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마련된 재원을 더 어렵고 더 힘든 분에게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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