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카톡, 인앱결제 위반” 업데이트 거부… “소비자 볼모 기싸움”
박현익 기자
입력 2022-07-06 03:00 수정 2022-07-06 05:00
카카오톡 이모티콘-톡서랍 구독, 수수료 없는 아웃링크 방식 적용
자동 업데이트 안돼 소비자 불편… 방통위 “인앱결제는 법 위반 소지”
양측에 사실관계 확인 자료 요청… 구글 “특정방식 강제 아니다” 맞서
구글이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한 업데이트를 거부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카카오톡이 앱 외부의 웹사이트로 이동해 결제할 수 있는 ‘아웃링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다. 인앱결제 강제를 놓고 구글과 카카오 양측이 소비자를 볼모로 기싸움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앱 마켓에서 내려받은 카카오톡은 최신 버전(v9.8.5)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구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달부터 자사 인앱결제에 더해 앱 내 제3자 결제를 허용하되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는 불허하고, 이를 어길 경우 구글 앱 마켓에서 퇴출시킬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카카오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시행 이후에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톡서랍(클라우드) 구독 서비스에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적용해 왔다. 구독 상품의 경우 인앱결제를 쓰면 구글에 결제 대금의 15%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아웃링크 결제를 통하면 수수료를 안 내도 된다. 각 상품 가격도 결제 방식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양측의 힘겨루기 속에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막히면서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는 말풍선을 길게 눌러 대화 내용을 선택 복사하거나 오픈채팅방에서 보이스룸을 만드는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원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 앱 마켓에서 카카오톡을 설치한 이용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카카오는 대신 모바일 웹을 통해 업데이트용 설치파일(APK)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 업데이트나 앱 마켓에서 버튼 한 번으로 처리되는 방식과 비교해 크게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구글이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앱을 앱 마켓에서 아예 삭제할 경우 후폭풍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결제 정책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3월부터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글의 아웃링크 결제 불허가 이러한 법령에 어긋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앱 내 구글 결제와 개발자 결제를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아웃링크를 금지하더라도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한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용자 불편이 더 커지기 전에 카카오와 구글이 하루 빨리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통위에서 실제 실태조사, 사실조사를 거쳐 최종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글이 방통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전까지 치르면 몇 년이 걸려도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구글 앱 마켓 모두 국내 대부분 이용자들이 쓰고 있는 서비스”라며 “기업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지금보다 더 키워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5일 카카오와 구글 양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를 요청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데이트 거부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자동 업데이트 안돼 소비자 불편… 방통위 “인앱결제는 법 위반 소지”
양측에 사실관계 확인 자료 요청… 구글 “특정방식 강제 아니다” 맞서
구글이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한 업데이트를 거부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카카오톡이 앱 외부의 웹사이트로 이동해 결제할 수 있는 ‘아웃링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다. 인앱결제 강제를 놓고 구글과 카카오 양측이 소비자를 볼모로 기싸움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앱 마켓에서 내려받은 카카오톡은 최신 버전(v9.8.5)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구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달부터 자사 인앱결제에 더해 앱 내 제3자 결제를 허용하되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는 불허하고, 이를 어길 경우 구글 앱 마켓에서 퇴출시킬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카카오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시행 이후에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톡서랍(클라우드) 구독 서비스에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적용해 왔다. 구독 상품의 경우 인앱결제를 쓰면 구글에 결제 대금의 15%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아웃링크 결제를 통하면 수수료를 안 내도 된다. 각 상품 가격도 결제 방식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양측의 힘겨루기 속에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막히면서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는 말풍선을 길게 눌러 대화 내용을 선택 복사하거나 오픈채팅방에서 보이스룸을 만드는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원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 앱 마켓에서 카카오톡을 설치한 이용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카카오는 대신 모바일 웹을 통해 업데이트용 설치파일(APK)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 업데이트나 앱 마켓에서 버튼 한 번으로 처리되는 방식과 비교해 크게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구글이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앱을 앱 마켓에서 아예 삭제할 경우 후폭풍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결제 정책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3월부터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글의 아웃링크 결제 불허가 이러한 법령에 어긋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앱 내 구글 결제와 개발자 결제를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아웃링크를 금지하더라도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한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용자 불편이 더 커지기 전에 카카오와 구글이 하루 빨리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통위에서 실제 실태조사, 사실조사를 거쳐 최종 판단을 내리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글이 방통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전까지 치르면 몇 년이 걸려도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구글 앱 마켓 모두 국내 대부분 이용자들이 쓰고 있는 서비스”라며 “기업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지금보다 더 키워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5일 카카오와 구글 양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를 요청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데이트 거부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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