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6%선 뚫을까…점점 커지는 0.5%p ‘빅스텝’ 전망

뉴스1

입력 2022-07-05 09:38 수정 2022-07-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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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7.4/뉴스1 © News1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있었던 1998년 이후 소비자물가가 처음으로 6%선을 뚫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당국의 경계 수준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소비자들의 향후 물가 상승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마저 덩달아 높이 오르면서 물가 상황이 이미 심각할 대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에선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5일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전년 동월과 비교한 지난달의 물가상승률 수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 4.1%, 4월 4.8%에 이어 5월 5.4%로 매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6월에는 6%선 돌파마저 점쳐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6%를 넘을 경우에는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무려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 News1

6월이 물가 고점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물가 상승의 주범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소비 회복이 맞물리면서 8월까지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고 추석 성수품 수요마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이미 위험 수위를 훌쩍 넘었다. 한은에 따르면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폭인 0.6%p도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통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며, 시차를 두고 다시 물가에 반영된다. 임금과 물가가 나선형의 상승 곡선을 타고 끊임없이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은 내에서는 위기감이 크게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는 데 실패해 치솟는 물가를 제때 잡지 못할 경우,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물가 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 상승을 경계하는 한은 측 발언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23일 “물가불안 심리를 조기에 억제함으로써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발언한 뒤, 같은달 28일에는 “물가가 오르는 부분을 제어해야 하고, 고착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유지, 식량수급 불안 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위험)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물가 오름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전날(4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성 및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다.

시장에선 당분간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 금통위가 이달 들어 ‘빅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고착화 과정을 경계해야 하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며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6%대를 기록할 경우 한은이 ‘빅스텝’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꺾이기까지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며 이러한 흐름이 4분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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