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 대신 ‘건전재정’… 1000조 넘어선 국가채무 관리 나선다

세종=김형민 기자

입력 2022-07-04 03:00:00 수정 2022-07-04 1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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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번주 첫 재정전략회의


정부가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첫 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와 재정수지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 재정’을 달성하기로 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복합위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확장 재정 기조에서 벗어나 나라 곳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 새로운 재정준칙 입법화
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2022∼2027년 5년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 재정총량 관리 목표를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투자 활성화나 국유재산 활용 확대 등 재정혁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포함해 지출 구조를 다시 짜는 것도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지지 않은 재정준칙 법제화도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기존 재정준칙 산식이 복잡하다고 보고 이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앞서 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60% 이내로,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새로운 재정준칙의 상세 기준을 연말까지 마련해 입법화할 계획이다.

통상 5년 단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넘어서는 중장기 재정전략도 수립한다. 국가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2050년까지 재정 전망과 관리 목표를 담은 가칭 ‘재정비전 2050’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연말까지 민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만들어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에 투입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리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의 20.79%를 고정적으로 할당해 재정 지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 국가채무 증가 속도 위험수위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4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최근 경제금융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최상목 경제수석과 대화를 하고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은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부가 재정 운용 기조를 바꾸기로 한 것은 국가채무가 1000조 원을 넘어 GDP 대비 비율이 사상 최대에 이르는 등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정부 5년간 국가채무는 415조5000억 원 늘었고 국가채무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재정 확장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2012∼2023년 국가채무 연평균 증가율은 3.2%로 OECD 회원국 평균(1.8%)의 약 2배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전임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서 “신용평가사들도 그동안 우리 경제의 강점으로 평가했던 재정 건전성을 경계감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며 “포퓰리즘적 재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재정은 국가 운영의 근간이자 최후 보루라는 신념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2% 중반 비율로 묶어야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4.4%였고 올해 ―5.1%로 예상된다. 김우철 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국가채무가 계속 늘겠지만 이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권 초부터 엄격하게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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