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의점주의 눈물…“14시간 일해야 월급 80만원”

뉴시스

입력 2022-07-02 09:05:00 수정 2022-07-02 09: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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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생 인건비조차도 감당이 안돼 제가 하루에 15~16시간씩 편의점을 지키고 있어요.”

경기도 소재 한 지방 도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기자에게 이 말을 전하며 잠시 울컥했다. 요즘 인플레이션으로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전기요금에 최저임금까지 올라 편의점주가 내야 할 돈이 너무 많아졌다.

A씨는 “20년 동안 가정주부로 살다가 생활비라도 벌어보려고 편의점 운영을 시작했다”며 “적자를 면하려면 편의점주가 직접 장시간 일해야 해 삶의 질이 완전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A씨는 내년에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장 폐점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A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모임인 한국편의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실력 행사를 불사할 태세다.

편의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최저임금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7월부터 전기요금까지 인상될 예정인데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업종 특성 상 다른 자영업자들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최근 협회의가 자체 시뮬레이션 해 본 편의점주 월별 순소득 산정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 임금과 주휴 수당 적용시, 편의점주가 주 5일간 매일 10시간을 근무하는 경우 30만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편의점 점주 중 60% 정도는 적자를 볼 것이란 게 협의회 측 설명이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대부분 점주들은 주 5일간 매일 14시간을 근무해야 월 80만원 정도를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협의회가 공개한 편의점주의 월 소득 실태는 이렇다.

우선 올 상반기 편의점 1점포당 월 평균 매출은 4357만원(산업통상자원부 통계)이다.

이중 판매 이익은 월 매출의 30% 정도로, 1307만1000원이 된다. 이 이익은 본사와 점포가 3대 7로 나눈다. 이 경우 점포 이익은 914만9700원이 된다.

하지만 월별로 편의점주가 내야하는 비용은 이를 훨씬 웃돈다. 평균 944만1175원을 비용으로 지출하게 된다. 그러니 실제 점주가 가져가는 순소득은 ‘마이너스 29만1475원’이라는 계산이다.

이 비용 항목에는 ▲인건비 591만1913원 ▲4대 보험비 57만9262원 ▲임대료 150만원 ▲광열비(전기요금 등) 80만원 ▲잡비 65만원이 든다.

여기서 인건비는 주중 5일에는 아르바이트생 2명이 각각 7시간씩, 주말 2일에는 아르바이트생 3명이 각각 8시간씩 근무하는 케이스로 산정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내년에 임금과 4대 보험료를 포함한 인건비가 올해보다 적게는 31만원에서 많게는 44만원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계속된 매출 하락으로 최저 임금 지불능력이 갈수록 떨어져 다수 점주들이 임금 체불자로 내몰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고용이 크게 위축돼 야간 무인화와 야간 미영업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들린다.

협의회는 편의점을 포함한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정치권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최저 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과 주휴 수당의 조기 폐지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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