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후보에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 김미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7-02 03:00 수정 2022-07-0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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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발표 앞두고 수학계 주목… 국내서 석사까지 마친 재미동포
29세때 수학계 난제 풀며 스타로… 필즈상, 4년마다 40세이하에 시상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동아사이언스 DB
전 세계 수학계의 시선이 5일(현지 시간) 핀란드 알토대로 향하고 있다.

‘세계수학자대회 2022’ 개막에 하루 앞서 ‘필즈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돼 있어서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은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의 꽃이다. 여러 세계적 수학자들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39)의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 교수는 4년 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 2018’에서도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허 교수가 필즈상을 받는다면 한국계로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된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지금까지 8명의 필즈상 수상자가 나왔다. 3명을 배출한 일본은 1990년 이후, 1명을 배출한 중국은 1982년 이후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필즈상은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젊은 수학자를 대상으로 2∼4명에게 수여된다. 4년마다 수여되는 데다 ‘만 40세 이하’라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올해 필즈상 수상자로는 허 교수를 비롯해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아나 카라이아니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이컵 치머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등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이지만 국내에서 초중고를 나와 석사까지 마쳤다. 2007년 서울대 물리천문학과와 수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2009년 같은 학교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허 교수는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2012년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로타 추측’의 부분 문제 ‘리드 추측’을 해결해 수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문제로, 로타 추측에 포함된 하나의 특수한 경우다. 로타 추측은 1971년 미국 수학자 잔카를로 로타가 제시한 문제다. 허 교수는 2018년 이마저도 해결해 전 세계 수학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로타 추측과 리드 추측은 중고교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경우의 수’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쾨니히스베르크의 일곱 개 다리를 모두 건너는데 어떤 다리도 두 번 건너지 않게 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의 수를 따져 해답을 찾는다. 허 교수는 1차 다항식으로 직선이나 평면을 나타내고 2차 다항식으로 타원이나 쌍곡선을 분석하는 대수기하학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했다.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수학자는 리드 추측이나 로타 추측 같은 문제를 평생 하나 해결하기도 어렵다”며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에 대한 강력한 직관에 바탕을 두고 조합론의 난제를 풀었는데 이는 두 분야 모두 정통한 수학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연구”라고 설명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
김미래 동아사이언스 기자 futurekim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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