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댄스로 땀 흘리며 혈당 조절… 반평생 따라 다닌 당뇨 잊고 살죠”

양종구 기자

입력 2022-07-01 03:00:00 수정 2022-07-01 10: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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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즐겁게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35년 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평생 관리했고,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양종구 기자

1987년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다. 잘못 관리하면 태아 기형,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생활화했다. 덕분에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낳았고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김경숙 갤러리 예당 대표(70)는 60세를 넘기면서는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까지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뒤늦게 아이를 가졌는데 쌍둥이였어요.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애들이 잘 커야 하니까요. 당뇨 판정 받고 바로 두부와 살코기, 오이 등을 먹으며 당을 떨어뜨렸고 걷기로 건강을 챙겼어요. 배 속의 아이 때문에 심한 운동은 못했지만 의사가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을 강조해 일단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의사가 하라는 대로 다했다. 보통 주사 투약 치료까진 하지 않는데 주사도 맞았고 음식 조절을 철저하게 했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일에 집중하느라 잠시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40대 중반에 당 수치가 다시 높아졌다. 대학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한 그는 1979년 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기획 전시를 했고 서울여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도 했다. 이렇다 보니 외식도 잦아지면서 음식 조절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도 키워야 했고 일하다 보니 관리한다고 했지만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며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음식은 잘 조절했지만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긴 힘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는 7년이 좀 넘었다. 60세를 넘기면서 대학 강의를 그만두고 갤러리 운영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즐기기 시작했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와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를 하고 있다. 라인댄스는 주 3회, 줌바와 헬스는 주 2회씩 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추는 라인댄스는 음악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줌바는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인데 큰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다. 헬스는 주로 걷고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데 매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레그프레스를 200회 이상 한다.

춤의 도반이자 멘토인 김지혜 강사의 지도를 받고 있는 김경숙 대표. 여럿이 함께 추는 라인댄스는 즐거움 뿐 아니라 몸 건강에도 좋은 운동이다. 이훈구 기자 ufol@donga.com
“댄스는 리듬에 맞춰 동작을 잘 따라가야 하는데 젊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했어요. 땀이 엄청 많이 나고, 춤을 추고 나면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돼요. 라인댄스는 1시간씩 하루 2번 하기도 했죠.”

김 대표는 라인댄스에 빠져 2019년 2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생활에서도 움직임이 기본이다. 일명 ‘BMW(버스, 지하철, 걷기)족’으로 이동 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강아지와 산책도 하는 등 하루 1만 보 이상 걷기도 한다.

몸이 건강해지니 욕심도 생겼다.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 등반에 도전한 것이다. 해발 1950m로 국내 최고 높은 산이라 주위에서 걱정했지만 성판악 코스로 12시간 만에 백록담까지 올라갔다 왔다. 그는 “중간에 어지럼 증세도 보이고 힘들었지만 딸하고 쉬엄쉬엄 다녀왔다. 한라산에 올랐더니 친구들이 다 놀라워했다”고 했다. “이젠 매년 한 번씩 한라산에 오르며 내 체력을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라산뿐 아니라 지리산, 설악산 등도 오르겠다고 했다.

자신을 낳으면서 평생 당뇨로 고생한 어머니를 지켜보던 첫째 딸 오세정 씨(34)는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설탕없는과자공장’을 창업했다. 회사에 입사해 출장을 다니다 해외에서 당뇨 환자도 먹을 수 있는 과자나 빵을 발견해 어머니께 사다 주다 결국 창업까지 하게 된 것이다. 요즘 김 대표는 딸이 만든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단백인 ‘산소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태워 없애야 혈당 조절이 가능하죠. 매일 하는 라인댄스와 줌바가 제 인생의 큰 기쁨입니다. 춤추며 움직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당뇨는 고치는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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