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 3개월째 하락… 기업체감경기도 빨간불

김형민 기자

입력 2022-07-01 03:00 수정 2022-07-01 03:0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올해 5월 국내 생산, 투자가 전달보다 반등했지만 소비는 3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석 달 연속 소비가 감소한 것은 2020년 1∼3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6월 전(全) 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2로 지난해 2월(76)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파생된 대외 리스크가 물가상승, 경기침체로 이어지며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 체감경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5월 119.6(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1% 줄었다. 3월(―0.7%)과 4월(―0.2%)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팬데믹 감소세로 인해 의약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4월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줄었지만 5월 생산, 투자는 상승했다. 전 산업 생산(농림어업 제외)은 4월(116.4) 전달보다 0.7% 줄었지만 5월(117.1)에는 0.8%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쾌적한 날씨로 외부활동이 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1.1% 늘어난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에서는 예술·스포츠·여가(6.5%), 숙박·음식점(4.3%), 운수·창고(2.9%), 도소매(1.2%) 등의 순으로 생산이 늘었다. 설비투자의 경우 2월(―5.6%), 3월(―2.3%), 4월(―7.6%)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끊어내고 13.0% 늘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빚어진 반도체 장비생산 차질이 해결되면서 관련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부진했던 투자가 반등하고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긴축 가속화 등 해외발 변수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월 화물연대 파업 등 일부 업종에서의 생산차질도 위험 요소다.

기재부는 향후 소비와 투자에서 거리 두기 완화와 2차 추가경정예산,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경제심리 위축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기재부는 “하루 평균 두 자릿수 증가를 지속했던 수출의 경우 주요국 긴축 가속화에 따른 세계 경기의 침체 위험이 수출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대외 악재는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6월 전 산업 업황 실적 BSI는 82로, 전달(86)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76)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현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값과 물류비 부담 가중, 물가 상승세 지속,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기업들의 체감 업황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