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박민지 세상’… 나홀로 3승 질주

김정훈 기자

입력 2022-06-27 03:00 수정 2022-06-2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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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연장서 3.5m 버디…박지영 따돌리고 독주 체제
5번 연장전 중 4승 ‘멘털 갑’…2년 전 연장패배 아쉬움 씻어
시즌 상금도 2위보다 2억 많아


“우승컵 속 내 모습, 자랑스럽네” 박민지가 26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셀카’를 찍고 있다. 박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시즌 3승을 달성하며 다승으로 독주 체제를 굳혔다. KLPGA투어 제공

한국 여자 골프의 대세 박민지(24)가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연장 접전 끝에 시즌 3승을 거뒀다.

박민지는 26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로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후 동타가 된 박지영(26)을 1차 연장전에서 따돌렸다. 시즌 최다인 3승을 기록한 박민지는 상금 1억4400만 원을 추가해 상금 랭킹 1위(6억3803만 원)를 지키며 이날 공동 22위를 한 임희정(22·4억1317만 원·상금랭킹 2위)과의 격차를 2억 원 넘게 벌렸다. 박민지는 대상 포인트(351점)에서도 2위 유해란(291점)을 크게 따돌렸다. 지난해 6승을 거두며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등을 휩쓸었던 박민지가 올해도 독주 체제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민지의 정신력이 빛났다. 박민지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전 2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붙였고 박지영은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렸다. 하지만 박지영이 벙커샷을 홀에서 약 2m에 붙인 반면 박민지의 칩샷은 홀 약 3.5m에 떨어졌다. 결과는 박민지는 버디를 낚았고 박지영의 퍼팅은 컵을 훑고 지나갔다. 4월 한국일보·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이후 시즌 2승을 노리던 박지영은 박민지의 버디에 무너졌다. 13언더파로 1위를 달리던 박민지는 16번홀 보기로 박지영과 공동 1위가 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적인 플레이도 돋보였다. 18번홀 랜딩 지점 근처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어 박지영은 페어웨이우드로 티샷했지만 박민지는 드라이버를 잡았다. 버디를 잡아야 하는 파5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면 잘해야 파고 아니면 보기 가능성이 높다. 평소 “양쪽에 해저드나 벙커가 있어도 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으면 드라이버를 친다”는 그의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박민지는 통산 5차례의 연장전에서 4차례 우승하는 뒷심을 발휘하며 2년 전 이 대회 연장전에서 김지영(26)에게 졌던 아쉬움도 씻어냈다.

박민지는 “최종 라운드 시작 전부터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특히 후반 들어 퍼트가 잘 안 돼 우승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연장전에서 긴 퍼트가 들어가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회 땐 우승하겠다는 마음 외에는 내가 어떤 선수인지, 몇 승을 했는지 등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연장전 퍼트는 박민지가 한 단계 더 도약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체력 저하나 환경 변화에도 필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는 능력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전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 현 여자 세계랭킹 1위 고진영 등 세계 최고 선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민지는 타이틀 방어전인 대보 디하우스 오픈(7월 8∼10일) 출전을 제외하고는 7월 21일부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집중할 계획이다.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24)는 9언더파 207타로 공동 6위를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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