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행성 탐사 성과 보고 활발… 우리나라는 ‘조용’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6-27 03:00 수정 2022-06-2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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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탐사선이 채취한 시료서 20종 이상의 아미노산 발견
태양계 형성 실마리도 찾아
국내서 시도한 소행성 탐사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서 탈락


지난해 공개된 소행성 ‘류구’의 토양 시료. 전 세계 8개 연구팀이 하야부사2가 채집한 류구의 토양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네이처 천문학 제공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해 2020년 12월 지구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연구진은 류구 시료에서 글라이신, 글루탐산 등 최소 20종의 아미노산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구 외 다른 천체에도 아미노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규명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10일에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태양계 생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류구 표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 일본선 소행성 탐사 성과 ‘속속’
일본 매체들은 이달 초 문부과학성을 인용해 하야부사2가 류구에서 채취해 가져온 토양 시료에서 20종 이상의 아미노산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재 8개 연구팀이 시료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세한 분석 결과를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하기 전에 공개한 것이다. 장기간 진행한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의 성과물을 조기에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내놓고 성공적인 소행성 탐사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행성 류구 시료에 대한 종합적 분석 결과를 이달 10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도쿄공업대 연구진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류구 시료가 1938년 탄자니아 이부나에 떨어진 ‘CI 콘드라이트’ 운석과 화학적으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10개도 채 발견되지 않은 희귀 운석인 CI 콘드라이트 운석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초기 형성 물질일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류구 시료의 경우 태양계가 만들어진 뒤 약 500만 년이 안 된 시기에 얼음이 녹은 물과 접촉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류구의 시료가 지금까지 분석된 태양계 물질 중 가장 오염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 국내선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 자초 위기
일본이 소행성 탐사 결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우주과학자들이 추진한 국내 첫 소행성 탐사 기회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진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 사업이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탐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우주과학자들의 의지를 정책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포피스는 지름 370m로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크기만 한 소행성이다. 2029년 4월 지구로부터 3만2000km까지 가까워질 예정이다. 아포피스 사업은 아포피스가 지구에 가까워졌을 때 탐사선을 발사해 6개월간 소행성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관측하는 사업이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3873억 원을 투입해 누리호에 4단 킥모터를 추가하고 최대 무게 534kg의 탐사선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을 담고 있었다. 우주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소행성 탐사는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탐사 일정이 정해져 있는 만큼 예타 대상에서 탈락해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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