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퍼펙트 스톰 우려… 오일쇼크 때보다 위험”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6-24 03:00 수정 2022-06-2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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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비행 외에 시계비행도 필요”
금융위 “복합적 위기 현실화 위기감”
한은 “기대인플레 확산 방지에 초점”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의 복합위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위기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우려하며 선제 대응을 강조했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 상황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오일쇼크 때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전 세계 가치사슬이 얽혀 있어 훨씬 큰 위험이 닥쳐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선 (관제사 지시를 따르는) ‘계기 비행’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종사가 직접 지형을 살펴 가는) ‘시계 비행’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감독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융사의 취약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단기 자금 시장 및 회사채 시장의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높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충을 지도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금리 인상 충격으로 금융사의 신용손실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부위원장도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기 침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며 “복합적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면밀하고 폭넓게 리스크를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기존 ‘금융 리스크 점검회의’를 ‘금융리스크 대응 TF’로 격상하고 매달 정례적으로 TF 회의를 열어 금융산업, 가계부채, 부동산, 기업자금 등 전반적인 리스크를 점검할 방침이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한 조찬 세미나에서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확산되거나 장기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은이 다음 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부총재는 “특히 최근 물가 상승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간의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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