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LIV에 반격나선 PGA, 상금 300억 넘는 대회 3개 신설

강홍구 기자

입력 2022-06-23 03:00 수정 2022-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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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 참가해 컷탈락 없이 진행… 8개 대회도 상금 늘려 선수 확보
대회당 260억원 넘게 증액 검토… 英언론 “LIV, 3년 2조 넘게 투자”
양측 대결구도 더 치열해질듯


브룩스 켑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반격이 시작됐다.

PGA투어는 막대한 상금을 앞세워 세계 골프 판도를 뒤흔드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에 대응해 지갑을 열기로 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 등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52)는 23일부터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열리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투어의 계획을 전달했다.

계획의 핵심은 상금 증액이다. 기존 8개 대회의 총상금 규모를 2000만 달러(약 260억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메모리얼 토너먼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해당 대회 중 올 시즌 총상금 규모가 가장 적었던 대회는 820만 달러(약 106억 원)가 걸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다. 늘어나는 상금은 타이틀 스폰서나 투어의 유보금에서 충당한다.

총상금 2500만 달러(약 325억 원) 이상의 특급 규모 대회도 3개 신설한다. 페덱스컵 상위 60명이 출전하며 컷 탈락이 없는 방식으로 치를 계획이다. 총 48명의 선수가 컷 탈락 없이 대회를 치르는 LIV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LIV 1∼7차 대회에 각각 걸린 총 상금 역시 2500만 달러다.

매년 9, 10월쯤 시작해 이듬해 8, 9월경 끝나는 현행 시즌 시스템도 손보기로 했다. 2013시즌 때까지 해왔던 것처럼 1월에 시작해 그해 안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선수들은 매년 가을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음 시즌이 시작돼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등 불만을 가져왔다. 지난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자 해리스 잉글리시(33·미국)는 “대회가 많다 보니 가을 시리즈는 힘들다. 선수들은 가족이 있고 경기 출전을 줄이고 싶어 한다”며 이번 PGA투어의 조치를 환영했다. 투어 통산 7승의 패트릭 캔틀레이(30·미국)는 “PGA투어가 최고의 투어로 남고 싶다면 최고 선수를 위한 최고 무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투어 측은 해당 안건을 선수자문위원회와 정책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PGA투어의 당근책에도 선수들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국 현지 매체들은 세계랭킹 19위 브룩스 켑카(32·미국)가 다음 달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LIV 2차 대회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켑카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신청도 철회했다. 켑카는 LIV 소속 선수 중 16위 더스틴 존슨(38·미국)에 이어 랭킹이 두 번째로 높다.

켑카는 투어 통산 8승 중 절반인 4승을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 2승, US오픈 2승)에서 따내며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메이저 통산 6승을 따낸 필 미컬슨(52·미국) 등 LIV 소속 선수들의 메이저 합산 승수도 20승이 됐다.

PGA투어와 LIV의 상금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은 LIV 창설 뒤 첫 3년간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손실까지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전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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