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달콤한 초콜릿 여행을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6-23 03:00 수정 2022-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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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플랑드르


초콜릿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이면 녹아버려 가지고 다니기 어려웠는데, 이동이 편리하도록 제품으로 만든 건 벨기에가 최초였다.

벨기에 초콜릿의 원조라고 불리는 플랑드르 초콜릿은 약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857년, 장 노이하우스는 브뤼셀에 약국을 열어 쓴 약을 환자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약의 겉면을 얇은 초콜릿으로 감싸서 제공했다. 이후 손자인 장 노이하우스 주니어가 약 대신 맛있고 부드러운 속을 넣은 프랄린을 개발했다. 그 후에 그의 부인이 초콜릿을 개별적으로 넣어서 장식하는 박스인 ‘볼로틴’을 만들어 마침내 초콜릿을 럭셔리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의 중심지이자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그랑 플라스 광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갈르리 루아얄 생위베르가 있다. 얼핏 명품매장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각양각색의 초콜릿을 파는 고급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초콜릿이 벨기에에 들어온 것은 1600년대로 추정되지만, 1890년대 정부가 초콜릿에 들어가는 코코아 함량을 포함해 다른 성분을 규정하는 까다로운 법령들을 도입하면서 초콜릿 품질이 높아졌다.

이런 초콜릿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때문인지, 벨기에 플랑드르의 주요 도시에는 초콜릿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초콜릿 학교가 있다. 또한 플랑드르의 브뤼셀과 브뤼헤에는 초콜릿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에서는 초콜릿에 관한 자세한 정보와 희귀한 자료는 물론, 모든 초콜릿 종류를 맛보고 그 차이를 직접 구분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플랑드르에서 가장 대표적인 초콜릿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코 브뤼헤다. 중세가 그대로 멈춘 듯한 이곳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65개 이상의 수제 초콜릿 가게가 있다. 브뤼헤 초콜릿 투어는 일명 ‘초콜릿 거리’에서 시작하면 된다. 약 450m에 걸쳐 펼쳐진 이 거리에는 오랜 전통을 그대로 고수한 초콜릿에서부터 실험적인 초콜릿에 이르기까지 모든 맛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브뤼헤의 초콜릿 거리를 걷다 보면 초콜릿은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초콜릿 립스틱, 초콜릿 약, 초콜릿 페인트, 초콜릿 구두, 초콜릿 조각품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초콜릿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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