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빌려쓰던 한국, 세계 7번째로 실용위성 자체 발사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 신규진 기자
입력 2022-06-22 03:00 수정 2022-06-22 04:46
[누리호 발사 성공]
누리호 발사 성공 의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이 자력으로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자력 발사 능력 보유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10번째다.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 역량으로 따지면 세계 7번째로 올라섰다.
특히 누리호 개발 과정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250명 외에 300여 기업에서 500여 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하며 경험과 역량을 쌓아 우주산업 생태계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다.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보유한 국가는 지금까지 9곳이었다.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이다. 이 중 이스라엘과 이란, 북한은 300kg 이하의 위성 또는 탑재체 발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세계 7번째로 1t급 이상 실용 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하게 됐다.
우주개발에서 위성 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러시아와 기술 협력으로 발사한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는 독자 개발로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발사체의 심장인 엔진은 물론 지상시험설비, 발사대, 발사운용체계 등 우주발사체 발사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나로호의 경우 추력 170t의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왔으며 발사체 제작과 시험, 발사 운용 등 관련 기술도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의 우주개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남의 손에 의지해 쏘는 것과 직접 실어 나를 능력을 가진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예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싣고 4차례 추가로 누리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발사를 목표로 한 누리호 3호기는 현재 조립 중이다.
한국형 달착륙선을 우리 손으로 달에 보내는 차세대 발사체도 2031년까지 개발된다.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330억 원을 투입해 누리호보다 강력한 2단형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누리호 개발에 함께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00여 개의 민간 기업이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받아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기반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개발 단계부터 국내 우주기업들이 참여하는 모델이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발사체는 지표면과 우주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우주로 나가면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이 많다는 점에서 자력으로 발사체를 확보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위성 대신 탄두 실으면 ICBM
21일 누리호(KSLV-Ⅱ) 발사 성공으로 사실상 한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여러 단으로 이뤄진 추진체를 연소시켜 추력을 얻는 방식으로 원리가 같다. 추진체에 위성을 실으면 인공위성 발사체, 탄두를 탑재하면 ICBM이 되는 것.
통상 ICBM은 액체연료보다 추력은 떨어지지만 연료 주입에 시간이 적게 드는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2020년 7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된 이후 군은 올해 3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ICBM의 모든 기술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현재 개발 중인 군사적 목적의 정찰위성 및 초소형 위성 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누리호는 6세대(6G) 통신, 정찰위성, 달 탐사 분야에서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려는 한국 계획의 초석”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누리호 발사 성공은 보다 큰 미사일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한다”고 보도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누리호 발사 성공 의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이 자력으로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자력 발사 능력 보유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10번째다.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 역량으로 따지면 세계 7번째로 올라섰다.
특히 누리호 개발 과정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 250명 외에 300여 기업에서 500여 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하며 경험과 역량을 쌓아 우주산업 생태계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다.
○ 세계 7번째 실용위성 자력 발사 능력 확보
우주개발에서 위성 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러시아와 기술 협력으로 발사한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는 독자 개발로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는 발사체의 심장인 엔진은 물론 지상시험설비, 발사대, 발사운용체계 등 우주발사체 발사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나로호의 경우 추력 170t의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왔으며 발사체 제작과 시험, 발사 운용 등 관련 기술도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의 우주개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남의 손에 의지해 쏘는 것과 직접 실어 나를 능력을 가진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 민간 주도 우주개발 본격화
한국형 달착륙선을 우리 손으로 달에 보내는 차세대 발사체도 2031년까지 개발된다.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330억 원을 투입해 누리호보다 강력한 2단형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누리호 개발에 함께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00여 개의 민간 기업이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받아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기반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개발 단계부터 국내 우주기업들이 참여하는 모델이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발사체는 지표면과 우주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우주로 나가면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이 많다는 점에서 자력으로 발사체를 확보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 사실상 ICBM 기술력 확보”
위성 대신 탄두 실으면 ICBM
통상 ICBM은 액체연료보다 추력은 떨어지지만 연료 주입에 시간이 적게 드는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2020년 7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된 이후 군은 올해 3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ICBM의 모든 기술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현재 개발 중인 군사적 목적의 정찰위성 및 초소형 위성 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누리호는 6세대(6G) 통신, 정찰위성, 달 탐사 분야에서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려는 한국 계획의 초석”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누리호 발사 성공은 보다 큰 미사일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한다”고 보도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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