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넷 제로”… 첫 수소공장 짓는다

홍석호기자

입력 2022-06-21 03:00 수정 2022-06-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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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사업장에 연산 5만 t 규모…내년 상반기 착공, 2024년 가동
NCC공정 사용되는 메탄 일부 대체…연간 14만 t 탄소배출 저감 효과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도 재활용


LG화학이 첫 수소생산 공장을 짓는다. 다만 판매보다는 넷 제로(Net Zero·탄소중립)에 방점을 찍고 저탄소 공정을 갖추기 위한 수소 생산에 나선다.

20일 LG화학은 내년 상반기(1∼6월) 충남 대산사업장에 연산 5만 t 규모의 수소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2024년 2분기(4∼6월)까지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LG화학이 부생수소(석유화학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소)가 아닌 수소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수소공장 건설에는 수천억 원 규모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수소공장에는 메탄가스를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얻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이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원으로 메탄을 사용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뤄진다. LG화학은 자체 생산한 수소로 NCC 공정에서 사용하는 메탄의 일부를 대체할 계획이다. 수소 생산은 NCC 공정에서 확보한 부생 메탄을 활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순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LG화학은 수소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14만 t 규모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 약 100만 그루를 심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탄소저감 효과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NCC 공정에서 수소를 포함한 청정연료 사용 비중을 최대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 원료 생산에도 수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수소 공장의 추가 증설도 가능하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탄산가스 업체 태경케미컬과 협력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재활용에도 나선다. 태경케미컬은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식음료용 액체 탄산가스, 보랭용 드라이아이스 등을 만든다. LG화학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순도 99% 이상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화물차나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태경케미컬에 공급하면 태경케미컬은 이를 원료로 탄산가스를 만든다.

태경케미컬은 현재 하루 820t 규모의 탄산가스 생산능력을 보유 중인데, LG화학과의 협업을 통해 하루 1420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양 사는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의 원활한 공급 및 다양한 활용 방안을 놓고 협력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LG화학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수소공장 건설과 이산화탄소 순환 체계 구축은 탄소중립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수소 생산, 활용 기술 등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검토하고 적용하겠다”라고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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