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학자들 “1년내 경기침체 확률 44%,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2-06-20 15:49 수정 2022-06-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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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보는 경기침체 확률이 최근 급격히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조사와 비교해도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 17일 경제학자 53명을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이들의 답변 평균치는 44%로 조사됐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1월만 해도 같은 질문에 평균 18%라고 답했고, 직전 조사인 4월엔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을 28%라고 봤다.

WSJ은 같은 조사가 시작됐던 2005년 중반 이후 44%라는 수치는 거의 나온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조사 때도 경기침체 확률은 평균 38%로 추산돼 이번 조사보다 6%p가 낮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8%에 머물렀다.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 확률을 높게 보는 이유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율 상승과 물가 급등세,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값 충격 등을 꼽았다.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이에 따른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된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은 올 연말에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7%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기대가 나왔던 올 4월 당시 전망(5.5%)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반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3%로 예측돼, 두 달 전 전망치(2.6%)의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올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연일 설파하고 있다. 휴일인 19일 바이든 행정부 경제 각료들은 일제히 방송에 출연해 약속이나 한 듯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똑같은 메시지를 일제히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 노동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 조만간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BS방송 및 폭스뉴스에 출연해 “많은 이들이 미국 경제의 강인함과 회복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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