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 “쏠림 현상시 대응”…환율 다시 1280원대로
뉴시스
입력 2022-06-20 14:24 수정 2022-06-20 14:25
장중 1295원까지 치솟으며 1300원 돌파를 시도했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다시 일부 되돌림 장세를 보이며 1280원대로 내려섰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36분 현재 전 거래일(1287.3원) 보다 1.3원 오른 1288.7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7원 오른 1291.0원에 개장했다. 오전에 장중 최고 1295.3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15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293.2원)을 돌파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0년 3월 19일(1296.0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오후 들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 폭 일부를 되돌렸다.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시장에서 불안심리 등으로 과도한 쏠림이 있을 때는 관계 당국이 적절하게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데 대해서는 “환율 수준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여러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준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기본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다시 104선으로 올라섰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1.04% 상승한 104.488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험 선호 회피 심리로 오전 한때 환율이 급등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기는 견고하며 물가를 잡기 위해 ‘무조건적’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일 가능성 높으며 7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17일(현지시간) 88.5%에서 92.1%로 크게 높아졌다.
엔화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4월 일본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대비 2.5% 올라 199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일본은행(BOJ)은 초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엔화 급락으로 이어졌고, 달러 강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연은은 경기 경착률 확률을 80%로 제시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위험자산 투심이 위축됐다. 이로인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약세 분위기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8.29포인트(0.13%) 하락한 2만9888.7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07포인트(0.22%) 상승한 3674.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2.25포인트(1.43%) 오른 1만798.3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주 5% 넘게 급락했던 미 국채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13% 상승한 3.23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2.27% 상승한 3.170%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일본은행의 초완화 스탠스 연장과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보고서 기반으로 7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준이 무조건적이라는 과감한 단어를 선정했다는 점과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위원이 7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점에 시장은 점차 7월 ‘자이언스 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역내외 달러매수 속 연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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