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궤멸”… 비트코인-이더리움, 고점대비 최대 80% 폭락

김자현 기자 , 김민 기자

입력 2022-06-20 03:00 수정 2022-06-2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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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NFT 추락]
美긴축-증시 폭락에 연쇄 충격… 비트코인 ‘심리선’ 2만달러 붕괴
업계 “채굴 전기료 감당못할 수준”… 이더리움도 한때 896달러 추락
WSJ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 생태계 전체 무너지나 우려도


글로벌 긴축 공포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추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9일 장중 한때 1만8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19일 서울 서초구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주요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돼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 하락하며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에서 최고점이던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노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채굴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 플랫폼 ‘비트디어’는 17일 트위터에 일부 채굴업체가 코인 가격 하락 속에 전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폐쇄될 수준임을 알리며 업계에 “손실을 막으려면 채굴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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