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신경 안써”… 반도체 특강서도 질타받은 교육부

최예나 기자

입력 2022-06-16 03:00 수정 2022-06-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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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전문가들 초청해 ‘속성 학습’
“저널 논문게재를 미덕으로 평가
반도체 연구교수 뽑기 어려워
기업이 버린 노후화 장비로 실습”


교육부가 1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반도체산업 생태계와 인재 수요’ 포럼에서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오른쪽)가 강의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질타했다. 교육부는 “첨단산업 분야 인재 양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스1

첨단산업 인재 양성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타를 받은 교육부가 ‘속성 학습’에 나섰다. 15일 교육부는 첨단산업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반도체산업 생태계와 인재 수요’를 주제로 전 직원 대상 강의를 열었다. 앞서 이달 7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런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포럼에서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는 “교육부가 신경을 더 썼어야 하는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아 ‘업보’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울대 공대에도 기업과 직접 이야기할 수준의 연구를 하는 교수는 10명 남짓인데 이들 상당수도 최신 정보는 갖고 있지 못하다”며 “상위 대학은 좋은 저널에 논문 게재하는 걸 미덕으로 평가받다 보니 반도체를 연구하는 교수를 뽑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관련 실습 장비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동석 경북대 교수(IT대학장)는 “그나마 설비가 잘 구축된 우리 대학도 SK하이닉스에서 노후화돼 못 쓴다며 기증한 장비로 실습한다”며 “학부생 교육을 위해서는 신규 설비 구축에 많게는 200억 원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데, 거점 국립대에 투자하고 주변 대학이 같이 활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범부처와 기업 등으로 구성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 특별팀’이 교육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대학 총 입학정원의 20% 안에서 정원 외로 뽑을 수 있는 계약학과 정원 제한을 50%로 늘리는 방안, 산업계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특별팀은 다음 달 첨단산업 인재 양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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