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바 “최대 1조원 투자해 한국에 생산시설 건설 검토”

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입력 2022-06-16 03:00 수정 2022-06-1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이원직 대표 美서 간담회

14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된 롯데바이오로직스 기자간담회에서 설명 중인 이원직 대표(왼쪽)와 이훈기 이사회 의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최대 1조 원을 투입해 한국에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달 미국의 3대 제약 바이오업체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 인수 계획을 밝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7일 법인을 세웠다. 이번 컨벤션 참석을 통해서는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국 생산시설 건설 검토 이유에 대해서는 “몇십만 L 규모의 메가플랜트는 원가나 운영비 측면에서 한국이 유리하다”며 “BMS 시러큐스 공장에 유휴부지가 있지만 공장 증설이나 인력 유지 비용이 한국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인천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연락해 오고 있기 때문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MO(바이오의약품 전문 위탁생산) 비즈니스, 바이오 비즈니스에 몸담은 지 20년 넘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 대표는 이미 시러큐스 공장과 인연이 있다. 2005년부터 5년간 BMS에 재직하면서 시러큐스 공장에서 10개월 가까이 근무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제약사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수백 건의 미 식품의약국(FDA)의 점검을 받으면서 높은 수준으로 공장 환경이 유지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50여 명의 공장 인력을 모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이 공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법인으로 설립하고 자회사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롯데 북미센터로 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DMO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700억∼1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70명가량의 인력을 충원한 뒤 온전한 CDMO 공장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 다른 고객사 제품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는 2020년부터 그룹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바이오 CDMO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2030년까지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매출 1조5000억 원을 올리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현재 식품 화학 유통 호텔 등 4가지 포트폴리오가 상징인 롯데그룹이 바이오 분야에서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4개의 포트폴리오에 버금가는 포트폴리오를 바이오 헬스앤드웰니스 쪽에서 키우고자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반대로 기존에 있던 사업 중에 경쟁력이 없거나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업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위해 매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