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 지하실”…‘곰’ 등장에 우는 개미들, 반대매매도 늘어

강유현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2-06-15 17:12:00 수정 2022-06-15 18: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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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회사원 이모 씨(30)는 최근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지웠다. 2020년 하반기(7~12월) 상승장이 본격화하자 이 씨는 차곡차곡 모은 월급과 부모님께 증여받은 5000만 원을 합쳐 1억5000만 원을 한국과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15일 현재 전체 평가액은 약 9000만 원이다. 수익률은 ―40%. 이 씨는 “‘물타기’도 해봤지만 주가가 더 떨어져 ‘바닥’ 밑에 ‘지하실’을 보고 있다”며 “언제까지 버텨야할지 몰라 여자친구와 결혼 계획도 미뤘다”고 말했다.

미국 긴축 공포로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하자 국내외 주식에 투자한 개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을 사들였다가 갚지 못해 강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도 늘고 있다.
● 반대매매 우려 계좌 한달여만 500% 증가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45.59포인트(1.83%) 하락한 2,447.3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4.17포인트(2.93%) 하락한 799.41에, 원달러 환율은 4.10원 오른 1,290.50원에 장을 마쳤다. 2022.6.15/뉴스1
15일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해 7일간 하락폭이 8.4%(223.27포인트)에 달한다. 연초 에 비하면 18.1%(541.39포인트)나 빠졌다.

이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신용융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대매매 공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3.52% 폭락한 13일 기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5개 증권사에서 신용융자 계좌 중 담보부족계좌 건수는 총 9323개였다. 지난달 초 1500개보다 521.5% 급증했다.

증권사는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주식, 펀드 등의 담보가치가 대출액의 140% 아래로 떨어지면 담보부족계좌로 분류한다. 투자자에게 다음날까지 돈을 채워 넣으라고 안내하고 투자자가 이를 지키지 못하면 그 다음날 오전 하한가에 반대매매로 팔아버린다.

최근 주식이 급변동하는 상황에 빚을 내 초단타 거래로 수익을 내려다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단기 외상거래’인 미수거래에 대한 반대매매 금액이 260억3400만 원으로 올해 2월 15일(270억2600만 원) 이후 가장 컸다. 미수로 주식을 사고 2거래일 뒤 해당 금액을 채워 넣지 않으면 증권사는 바로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15일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한국 증시가 더 많이 하락한 이유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우려가 커진 것과 함께 반대매매를 당하기 전에 미리 손절매에 나선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유추하고 있다.
● 급락장에 순매수 나서는 개인들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데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나홀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26조7137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17조70억 원, 기관들이 9조5160억 원을 내던진 것과 반대다.

하지만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큰 폭 하락했다. 순매수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 네이버는 올 들어 15일까지 주가가 각각 22.48%, 35.4% 급락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14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총 1119억2325만 달러(15조3929억 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1, 2위인 테슬라와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는 각각 37.29%, 72.07% 폭락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한국 증시가 저평가 구간에 들어간 것은 명확해보이지만 투자 심리가 크게 불안해지면서 바닥이 어딘지는 지나가봐야만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투자에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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