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노광장비’ 뭐길래…이재용, 6년만에 네덜란드 총리 찾아간 이유는?
송충현기자
입력 2022-06-15 13:37 수정 2022-06-15 13:5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와 만났다. 네덜란드와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총리 집무실에서 뤼터 총리와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건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네덜란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반도체 연구 개발과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했다. 특히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7nm(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의 만남이 반도체 양산 능력을 갖춘 한국과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네덜란드 간 국가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ASML의 EUV 장비 공급 안정화를 위한 네덜란드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과 전기차 등 신산업과 관련해 삼성과 네덜란드의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앞서 뤼터 총리는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에서도 양국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윤 당선인은 뤼터 총리에게 “미래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선도 국가인 만큼 양국 간 협력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고 답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과 네덜란드의 협력 강화가 새 정부의 반도체 진흥 방침 및 삼성의 비전 2030과 맞물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으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정관계 리더로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에서 만난 뤼터 총리는 유럽 내 유력 정치 매체에서 차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다. 이 부회장은 2016년 9월 방한한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을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현황과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외에도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전·현직 미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와 교류하고도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11박 12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방문 이후 6개월 만의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을 방문해 반도체 산업 관련한 글로벌 협력 및 공급망 점검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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