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의 귀환… 배달 접고 다시 카페로

이승우 기자

입력 2022-06-15 03:00 수정 2022-06-1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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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후 배달주문 줄면서 배달원 모집 작년보다 45% 감소
일반 알바 지원자는 22% 증가… 수요 폭증 탓 야간 알바 구인난도
“배달보다 외식늘자 알바시장 변화”



“요즘에는 2시간 동안 (배달) 콜(요청)이 하나도 안 들어온 적도 많아요. 좀 위험해도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어서 한 배달 일인데, 계속할 이유가 없죠.”

서울에 사는 최모 씨(28)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그 대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인 2020년 8월부터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했다. 수입은 생각보다 짭짤했다. 업체로부터 받는 배달료도 올라 한 시간 수입이 3만∼4만 원가량 되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 4월 거리 두기 해제 뒤 배달 콜이 급격히 줄었다고 했다. 10시간을 일했는데 6만 원도 못 번 날이 생겼다. 최 씨는 “다른 아르바이트 수입이 안정적일 것 같아 일을 바꾸고 오토바이도 처분했다”고 했다.
○ 배달 기사 수입 줄어 ‘전업’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폭증했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주문이 줄면서 관련 구인구직 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4월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이달 7일까지 이 포털에 올라온 배달 아르바이트 공고와 지원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5.3%, 8.3% 줄었다. 반면 배달 외 아르바이트 공고와 지원자 수는 각각 34.5%, 2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이 준 배달 종사자(라이더)는 배달 대신 다른 아르바이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올 2월부터 킥보드로 배달 일을 하고 있다는 한모 씨(27)는 요즘 일주일에 사흘은 식당에서 8시간씩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 씨는 “배달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에도 일감이 많지 않으면 아예 그만두고 다른 아르바이트에 주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 카페 ‘알바’가 돌아왔다

카페,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이들은 반색하고 있다. 거리 두기와 방역 규제 등의 영향으로 줄었던 아르바이트 자리가 차츰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우나영 씨(25)는 4월 말 면접을 봐뒀던 카페 6곳에서 일제히 “일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 씨는 “거리 두기 해제 전에는 번번이 탈락했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야간 아르바이트는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지면서 구인 수요가 갑자기 폭증한 탓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문모 씨(45)는 “3월 어렵게 구한 야간 서빙 아르바이트생이 그만둬 구인 공고를 올렸지만 한 달 넘게 지원자가 없다”면서 “시급을 1만2000원까지 올려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 행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배달보다 외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다 보니 아르바이트 시장도 그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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