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수소연료전지 핵심 ‘암모니아’ 낙점… 美 스타트업 ‘아모지’에 380억 투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6-14 17:02 수정 2022-06-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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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친환경 신사업 발굴 박차
아모지, 암모니아 기발 수소연료전지 기술 보유
트랙터·드론·선박 등 산업용 운송수단 적용 목표
수소 대비 저장·운송 용이… 생산량 풍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업체 아모지(Amogy)에 약 38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아모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투자계약 및 기술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시스템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 협력에 뜻을 모았다. 체결식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김철중 포트폴리오부문장, 이성준 환경과학기술원장, 우성훈 아모지 CEO 등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에서 친환경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포럼에서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등 분야에서 관련 기술 확보와 사업화를 추진하고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아모지는 지난 2020년 설립된 업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박사급 인력들이 경영과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소형 연료전지시스템을 트랙터와 드론 등 산업용 운송수단에 적용하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 유통업체 아마존과 영국 수소산업 전문 투자업체 AP벤처스 등이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이달 기준 재직인원은 56명(R&D 및 제품개발 34명)이다.
현재 아모지는 5kW급 드론과 100kW급 트랙터에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내년까지 트럭과 선박 등 대형 산업용 모빌리티 수단에 해당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500kW급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단일 제품과 이를 모듈화해 5MW급 전력 발전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5MW급 발전장치는 1000톤급 중형 선박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암모니아가 친환경 수소경제 활성화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를 연료로 주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소를 생산해 사용하는 곳까지 초저온(영하 253도) 액화 방식으로 저장 및 운반하는 과정의 효율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여겨진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 저장과 운반 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이기 때문에 별도 과정을 통해 수소를 추출해내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로 쓸 수 있는데 암모니아의 저장과 운반을 위한 액화점(영하 33도)이 수소보다 높아 액화를 위한 에너지 소모와 탄소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수소 1kg을 호주에서 국내로 운송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액화암모니아가 1.7달러(약 2190원)로 액화수소(3.4달러)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액화암모니아는 동일한 공간에 액화수소보다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다는 장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7년 전 세계 암모니아 총 생산 규모는 1억8000만 톤이며 국제 운송 규모는 1800만 톤 수준이다. 암모니아 유통 기반도 갖춰졌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지가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전지시스템은 암모니아 탱크와 암모니아 개질기(수소 추출 장치), 수소 연료전지 등이 소형으로 일체화된 상태다. 여기에 강력한 출력 발휘가 가능해 탈탄소가 시급히 요구되는 대형 선박과 트럭 등 대형 상업용 운송수단과 다채로운 친환경 산업용 모빌리티에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의 카본투그린(Carbon to Green) 전략과 아모지의 차별화된 기술력이 첫 결실을 맺게 됐다”며 “무탄소·저탄소 에너지의 적극적인 개발과 활용을 통해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훈 아모지 CEO는 “21세기 중반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형 운송 분야에서 탄소배출 감축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암모니아는 확보가 용이하고 생산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탄소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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