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뎅기열’ 기승…“해외여행 시 각별한 주의 필요”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6-14 16:21 수정 2022-06-14 16:29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는 등 해외여행 재개가 본격화된 가운데, 방역당국은 14일 해외여행 시 ‘뎅기열’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한 예방주의를 당부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3~14일의 잠복기를 가진 뒤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현재 예방백신과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뎅기열은 국제교류 활성화 및 기후변화에 따른 모기서식지 확대로 전 세계 약 100여 개 국가에서 매년 1억 명 이상 감염 중”이라며 “최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기준 1만 123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같은 기간 1만 7497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지난해보다 1.5배 가량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뎅기열은 지난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국내 자체 발생은 없지만, 매년 해외 유입으로 지속 발생 중이다. 코로나19로 해외 출·입국이 어려워진 이후 국내 뎅기열 환자 발생수는 급격히 감소했으나, 올해 해외여행 재개로 환자가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일 기준 4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으며,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각각 2명씩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신고된 뎅기열 환자는 필리핀을 방문한 후 감염된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순이었다.
뎅기열 매개모기 중 흰줄숲모기는 국내 전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다. 모기가 뎅기열 환자를 흡혈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돼 다른 모기나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으므로 전파 차단 및 국내 토착화 방지를 위한 감시 및 대응이 중요하다.
질병청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여행 전 감염병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모기 기피 용품과 상비약을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 또 여행지에서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풀 숲이나 산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모기가 잘 유인되는 어두운색 옷보다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 2주 이내로 발열,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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