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 소식, 숙면… 혈관 탄력 찾은 70대 프로[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입력 2022-06-13 03:00 수정 2022-06-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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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교습가인 양찬국 프로가 드라이버를 활용해 장딴지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혈관 건강을 위해 운동, 소식, 숙면 등이 중요하다. 양찬국 프로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양찬국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헤드프로(73)는 제자만도 6000명에 이르는 골프 교습가로 유명하다.

70대 중반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얼마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375km 거리인 경남의 한 골프장 행사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동승자와 번갈아 밤새 6시간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내 말투가 이상해진 것 같더라고요. 졸려서 그런 줄 알았죠.”

골프라운드 도중에도 목소리가 어눌해진 느낌은 여전했다. 치과치료(임플란트) 영향인가 싶어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더니 뇌졸중의 전조증상 같으니 병원부터 가보라고 했다. 구급차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거쳐 다른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뒤 뇌경색 치료를 받았다. 1주일 입원 후 언어장애까지 회복한 그는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통칭한다. 조기 치료 여부가 사망률과 후유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은 ‘스피드 싸움’이다. 큰 뇌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 반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양 프로는 건강만큼은 늘 자신 있었다. “직업이 골프라 정기적으로 라운드, 레슨을 해서 감기 한 번 걸려본 일 없었어요. 걷기와 근력은 동년배보다 앞선다고 확신했죠. 드라이버도 240m는 쳤어요.”

하지만 이번 일을 겪은 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난 튼튼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식습관 탓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던 모양이에요. 혈압과 혈당도 높고 고지혈증까지 있다더군요.”

퇴원 후 그는 의사 권유에 따라 맵고 짠 음식을 멀리하며 식사량도 70%로 줄였다. “회덮밥 먹을 때 밥 반 공기에 초고추장도 잘 안 뿌립니다. 빵 떡 라면도 안 먹게 됐어요. 잘 자는 게 중요하다고 해 오후 10시면 불 꺼요.”

미국심장협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평균연령 72세의 골프를 치는 집단의 사망률은 15.1%로, 치지 않는 집단의 사망률(24.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신 교수는 “뇌졸중 예방에는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운동이 필수다.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웨이트트레이닝, 숨을 오래 참는 수영보다는 가볍게 걷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른 양 프로는 최근 레슨을 재개하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무리해선 안 된다. 골프 스코어나 거리도 숫자일 뿐이니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건강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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