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마비 수순…협력·부품사 모두 멈춘다

뉴시스

입력 2022-06-10 10:31 수정 2022-06-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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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완성차 업계가 마비될 위기에 놓였다. 자동차 부품업계와 타이어업계 등 산업 전반에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 우려…피해 눈덩이처럼 커질 듯

10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8일 오후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차량 운송 전면 거부에 돌입했다.

현재 조합원 차량들은 출입문 앞에서 차를 돌리고, 비조합원 차량만 회사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공장과 관련해 납품이나 완성차 이송 등을 담당하는 화물연대 조합원은 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자동차 부품 공급 중단으로 다수 생산 라인 가동률이 50%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총 17개 차종, 하루평균 6000대를 생산하고 있다. 그 중 약 1000대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은 약 3만개의 부품 조립으로 생산된다. 물류가 원활하지 않아 부품이 하나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완성차 생산은 중단된다.

기아 광주·광명공장에서 완성된 차량을 실어나르는 ‘카캐리어’ 운행은 사흘째 멈춘 상태다. 차를 만들어도 고객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신차 출고대란으로 장기간 기다린 고객들에게 부담을 더 지우게 되는 셈이다.

결국 기아 직원들이 9일 직접 완성차를 몰고 출하장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에도 직접 불똥이 튀었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 완성차 공장의 조립,생산을 위해 자동차 부품을 국내외 협력사로부터 수급해 현지 공장에 공급하는 KD(Knock Down)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30%(5조2000억원) 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운송 협력업체 총 19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협력사 소속 화물 노동자 중 약 70%가 화물연대 조합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급하다보니 현대글로비스는 정부와 재계 등에 군 컨테이너 차량을 긴급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곧 더 시급한 중소 운송업체등을 고려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한다.

완성차업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문제를 겪고 있다.

동남아에 주로 위치한 차량용 반도체공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여파로 문을 닫아 생산이 줄자, 전세계의 차량생산에 지장을 줬다.

신차 계약을 하더라도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18개월까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글로벌 부품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감소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에 미칠 파장을 클 수 밖에 없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와 자동차부품업체들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의 파업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황이 심각하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날이 갈수록 산업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차 부품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 거긴 며칠만 문제가 생겨도 흑자도산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타이어업계도 ‘24만개’ 발 묶여…업계 비상

타이어업계도 피해가 심각하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파업 나흘간 총 생산 48만개중 24만여개가 부산항으로 출하되지 못했다.

한국타이어는 충남 금산공장과 대전공장에서 하루에 각각 6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그 중 70%를 해외로 수출한다.

금산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의 50%인 3만개는 파업 당일인 7일 부산항으로 정상 출하됐다.

하지만 대전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는 출하길이 아예 막혔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전지부가 공장 정문을 막는 바람에 차량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파업 둘째날인 8일에는 금산공장은 생산량의 50%를, 대전공장은 30%수준을 출하했다.

사흘째인 9일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출하했다.

한국타이어측은 오늘도 전날과 같은 수준으로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계자는 “차량부족도 있지만 부산항 앞에서 항구로 진입을 못하니까 그 여파도 있는거 같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와 타이어는 부피가 커서 바로 소진 못할 경우에 보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산에 차질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는 부피가 커 수출선복에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최근 해운운임이 상승한 가운데 파업으로 인한 수출차질이 생길 경우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208.0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32.66포인트 상승이다.

또 선복 예약도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호타이어는 전라도 광주, 경기도 평택, 전남 곡성에 타이어 공장이 있다.

공장 세곳에서 생산하는 타이어는 하루에 8만여개가 된다.

넥센타이어는 경남 양산과 창녕에 공장이 있다. 현재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상황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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