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장비 잇단 투자… 한일 주도권 싸움

도쿄=이상훈 특파원

입력 2022-06-10 03:00:00 수정 2022-06-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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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5년간 9조원 R&D 투입
후지필름, 美 공장 확장하기로
한국 SK실트론도 설비 증설


일본의 반도체 장비 소재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면서 원천 기술력을 토대로 한 장비와 소재 분야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3위이자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TEL)은 2027년까지 5년간 1조 엔(약 9조40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경영계획을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2017∼2022년 5년 투자액보다 40%가량 늘어난 규모다. 가와이 도시키 도쿄일렉트론 사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30년에 1조3500억 달러(약 1700조 원)로 지난해의 배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투자를 늘리는 만큼 장비 업체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후지필름은 2024년까지 지금보다 2배 많은 9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부지를 확장하고 새 공장을 세워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후지필름 애리조나 공장은 반도체 웨이퍼를 평평하게 깎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 ‘CMP 슬러리’와 포토레지스트 현상액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인 ‘전력 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자동차 보급,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전력 반도체를 유망 분야로 보고 투자 및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라 향후 한일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전자부품업체 로옴은 2025년 탄화규소(SiC)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최근 후쿠오카 신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2025년까지 기존 계획의 3배에 달하는 17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SK실트론이 경북 구미2공장에 SiC 웨이퍼 제조 설비를 증설한다. SK실트론은 2019년 미국 듀폰 SiC 사업부를 인수한 후 이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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