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7~8월 50% 추가 증산 합의…美-사우디 관계 ‘해빙’

뉴스1

입력 2022-06-03 16:38 수정 2022-06-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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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포함된 산유국 모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7~8월 추가 증산에 합의했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하며 가해진 유가 상승압박이 추가 증산 소식에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추가 증산이 많지 않고 사우디가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목표하는 러시아의 경제고립, 유가 하락, 인플레이션 둔화를 모두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우디, UAE 주도 추가 증산

OPEC+는 2일(현지시간) 생산회의를 마치고 7~8월 일평균 원유생산을 65만배럴 늘린다고 밝혔다. 최근 일평균 증산규모 40만배럴 대비 50% 넘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추가 증산분을 대부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OPEC+는 성명을 통해 “가장 최근 재개방에 주목했다”며 “전세계 정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추가 증산 결정으로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 EU의 금수조치에 따른 유가 급등 우려를 상쇄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장초반 추가증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배럴당 116달러에서 112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실제 추가증산이 발표된 이후 브렌트유는 소폭 올라 다시 116달러선으로 돌아갔다. 추가 증산규모가 많지 않아 원유시장을 안정화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美 고위급 관리들 수개월간 사우디 방문

하지만 이번 조치는 OPEC+가 2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유가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대규모 감산과 점진적 증산 계획을 처음 조정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미국의 고위급 관리들이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인 덕분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백악관은 OPEC+의 추가증산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사우디가 “회원국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또 “UAE, 쿠웨이트, 이라크도 긍정적 기여를 했다”며 백악관은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몇 주 앞두고 나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부는 물가 압박과 유가를 낮추기 위해 사우디와 관계 회복에 공을 들였고 OPEC+의 추가 증산은 이러한 노력이 다소간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우디, 美관계 회복해도 러‘ 배제 안해”

그러나 사우디를 비롯한 OPEC 산유국들은 여전히 너무 빠르게 생산을 늘리는 데에 조심스럽다. 사안에 정통한 원유업계와 외교 소식통들은 FT에 사우디가 원유시장에 진짜 공급 부족은 없다고 기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가 러시아를 완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경제고립을 노리는 미국의 노력에 한계를 보여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주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 사우디와 UAE 외무장관들과 만난다.

컨설팅업체 에너지에스펙츠의 암리타 센 애널리스트(분석가)는 “사우디가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더라도 러시아에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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