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피하느라 4시간 우회…항공권 가격 ‘껑충’

뉴시스

입력 2022-05-31 14:40 수정 2022-05-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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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암스테르담 왕복 항공권을 예약한 A씨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항공권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예년 보다 두 배가 넘게 올랐다. 여행 및 유학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도 ‘항공권이 너무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영공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운임도 오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국내외 항공사들은 지난 3월부터 러시아에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 당했거나 안전을 이유로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러시아 항공기의 역내 진입을 금지하자, 러시아도 맞대응 차원에서 영국, 독일 등 36개국 항공사에 대한 운항 금지를 발표했다.

특히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러시아 영공도 이용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과 오스트리아 항공도 러시아행 운항을 취소하고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미국도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국내항공사인 대한항공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4월 말까지만 중단키로 한 러시아 노선을 ‘무기한 중단’으로 변경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노선은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노선이다. 러시아 영공을 피해갈 경우 북극항로를 사용해야한다. 실제로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원래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헬싱키~도쿄 노선을 운영했다. 이 경우 비행시간은 9시간이었다. 하지만 우회로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서 비행시간이 4시간 늘어 총 13시간이 됐다.

또 인천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경우 평소보다 왕복 4시간30분 가량 더 소요되고 있다. 유럽 노선을 중국, 카자흐스탄, 터키로 이어지는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비행시간이 늘면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돼 항공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이착륙 스케줄 전반을 조정해야 한다. 통상 연료비는 항공사 매출 원가에서 25~30%가량을 차지한다. 이 같은 비용의 상당 부분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항공 좌석은 공시된 운임 기간 내에서 8단계~12단계로 구분돼 판매된다. 이중 항공사들은 유류비 증가에 따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보다 비싼 좌석을 판매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가파르게 상승한 국제 유가로 인해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마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다음달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9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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