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내 원전활성화, ‘K원전’ 신뢰성 회복시킬 것”

트르제비치·두코바니=구특교 기자

입력 2022-05-31 03:00:00 수정 2022-05-3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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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신규 원전사업 현장 가보니


“원자력은 안전과 직결된 산업이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새 정부가 국내 원전을 활성화한다고 하니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신뢰도 더 커졌습니다.”

17일(현지 시간) 오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차량을 타고 2시간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마을 트르제비치. 이곳에 위치한 방사선 계측설비 등 원전제품 전문 업체인 누비아(NUVIA)의 알레시 도쿨릴 이사는 한 시간의 인터뷰 동안 ‘신뢰성(Reliability)’이란 단어를 10번 넘게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부각되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원전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며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지난 5년간 고사 위기에 처했던 원전 기업 등 ‘K원전’이 세계무대로 재도약할 기회도 커지고 있다.


○ ‘K원전’ 수출 기회도 확대



이날 트르제비치에서 20km를 이동해 두코바니로 들어서자 노란 유채꽃밭 사이로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 원전 4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는 원전 1기(1200MW 이하급)가 신규로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한국(한수원)과 프랑스(EDF), 미국(웨스팅하우스) 등 3개국이 경쟁 중이다. 2024년 공급사가 확정되고,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사업비 규모는 8조 원이다.

체코 정부 관계자, 현지 업체, 지역주민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의 새 정부가 내세운 변화된 정책이 한국 원전의 신뢰성을 높이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두코바니 지역협의회 비테즈슬라프 요나시 의장은 “한국의 원전 정책 변화에 기대를 건다”고 설명했다.

다시 ‘친원전’으로 돌아선 유럽의 분위기도 한국 원전 수출에 있어 좋은 기회다. EU는 이달 2월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을 포함시켰다. 올해 프랑스는 2030년까지 원전 발전에 10억 유로 투자를 발표했고, 영국은 2050년까지 전력 구성의 25%를 원전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체코도 2020년 37%인 원자력 비중을 46∼58%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에너지 담당 토마시 에흘레르 차관은 “체코는 신재생 자원이 부족해 원전 비중을 높여야 ‘에너지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방위 원전 세일즈 필요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등에 원전 3기 건설을 추가 검토 중이다. 한수원은 체코 현지화와 기술력, 가격 경쟁력을 차별화 요소로 앞세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인수한 체코 현지 터빈생산 기업인 두산스코다파워의 강석주 사장은 “두코바니 원전 수주는 유럽으로 원전을 수출하는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어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이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성공 사례를 하나같이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UAE 사업은 정해진 예산과 공기 내에 원전을 건설한 역량을 전 세계에 입증한 모범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수원의 원전 수출 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러시아의 JSC ASE사가 이집트에서 원전 4기(1200MW급)를 따냈는데, 한국이 터빈 건물 등 계약의 단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폴란드 원전 6기(6∼9GW급), 네덜란드 2기(1500MW급), 카자흐스탄 2기(1000∼1400MW급) 등 해외 수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과 문화 교육 안보 등 다른 분야를 결합한 원전 세일즈가 필요하다”며 “범정부 지원을 통한 ‘대통령 비즈니스’로 나서야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트르제비치·두코바니=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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