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임명의 의미는?…“교황의 방북 위한 사전포석”

뉴스1

입력 2022-05-29 22:19 수정 2022-05-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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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교황청 누리집 갈무리
“유흥식 추기경은 앞으로 북한과 중국 관계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임명은 교황의 북한 방문 등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보인다.”

이백만 전 주교황청대사는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유홍식 추기경의 임명은 한국천주교계의 경사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사도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집례 직후에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대주교를 비롯해 21명을 신임 추기경에 임명했다.

추기경은 천주교계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종신직이다. 특히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 선종시 신임 교황을 선출하는 등 교황청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콘클라베’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 전 대사는 “유 추기경이 지난 해 대주교에 오름과 동시에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것 자체가 엄청난 파격이었다”고도 말했다.

이번 임명은 지난해 6월11일 주교에서 대주교에 서임됨과 동시에 바티칸 교황청의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될 때 예견된 바 있다. 성직자성 장관은 대주교보다 높은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돼 재임 기간에 추기경에 서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장관 임명 당시부터 뒤따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추기경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2013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갔다. 교황은 이듬해 방한해 유흥식 주교가 교구장으로 있는 대전교구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방한위원회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도 방북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으며 유흥식 추기경도 지난해 성직자성 장관직을 수행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 방북의 가교 역할을 적극적으로 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백만 전 대사는 “유흥식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며 “이번 임명은 한국이 사실상 동아시아 선교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배려한 조치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이번 임명은 한국천주교계가 교황 선출 등 최고의사 결정 기구인 ‘콘클라베’(Conclave)에서 2표를 행사하는 영향력을 얻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며 “한국이 2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천주교는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과 염수정 안드레아(79) 추기경을 배출한 바 있지만 선배 추기경이 80세를 넘겨 콘클라베에서 1표밖에 행사하지 못했다.

유 추기경의 서임식은 오는 8월27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백만 전 대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16일까지 만 3년간 주교황청대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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