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우뚝 서다

박서연 기자

입력 2022-05-30 03:00:00 수정 2022-05-3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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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 ‘청음공방’


“정말 장애인 근로자가 만들었나요?” 청음공방의 튼튼한 사무용 가구와 마주한 사람들이 감탄 섞인 어조로 물으면 오현정 사무국장은 뿌듯함을 느낀다. 그의 미소에는 훌륭한 제품력으로 당당한 장애인 일터를 만들어 온 청음공방의 자존심이 굳게 자리하고 있다.

경기 포천에 내촌면의 한 공장단지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청음공방’이라는 명패가 눈에 들어온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로 인증받은 장애인근로사업장이다. 이곳에서는 10년을 사용해도 변함없이 튼튼한 사무용 가구와 365일 내내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폐쇄회로(CC)TV를 만든다.

청음공방은 청각장애를 딛고 우리나라 동양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운보 김기창 화백이 2000년에 설립했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근로사업장에서 출발한 청음공방은 간단한 목공예 제품을 만들다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밀려 사무용 가구 분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2007년 사무용 가구 전문 브랜드 ‘하이 오피스’를 출원한 청음공방은 2009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할 정도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장애인 근로사업장의 모범 사례로 떠올랐다.

청음공방에는 청각장애인과 지체 및 발달장애인 등 30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에도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40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에 51억 원으로 훌쩍 뛰어올랐으며, 지난해에는 53억 원을 달성했다.

오 사무국장은 “청음공방은 열심히 일한 대가를 지급해서 장애인 근로자가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특히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 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하고 있죠. 업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가 된 일부 장애인 근로자에게도 업무 능력 향상을 통해 임금 상승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 훈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음공방에서 가구 재단 담당 2년 차를 맞고 있는 한광현 씨(청각장애)는 “지난 3개월 동안 LH 아파트 신축 현장에 들어갈 신발장 주문이 많아 바빴다”면서도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청음공방만큼은 힘차게 돌아가는 게 기분 좋다”고 말했다. 청음공방의 가구를 선택해준 고객들에게 완벽한 제품으로 보답하겠다는 당찬 각오도 함께 밝혔다.

청음공방은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내촌면의 저소득 가구에 매년 맞춤형 가구를 제작해 전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절에 어울리는 간식을 만들어 주민들과 나누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장애인 근로자의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세상과의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청음공방의 목표이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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