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조원대까지 늘어난 일평균 대차잔고…하락장 이어지나

뉴스1

입력 2022-05-27 16:15 수정 2022-05-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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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하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대차잔고가 73조원대까지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기관투자자 등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다. 시장에서는 대차잔고 증가가 하락장 속 차익을 얻는 공매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이번 주(23~26일) 일 평균 대차잔고는 73조305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72조7842억2400만원보다도 늘어난 수준이다.

일 평균 대차잔고는 지난 1월 68조4114억5200만원으로 줄어든 이후 2월 68조4172억100만원, 3월 70조7179억4400만원, 4월 72조1968억7500만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차잔고가 늘어났다고 무조건 공매도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대차거래의 차입자는 차입한 주식으로 시장에서 매도하는 공매도 뿐만 아니라 매매거래의 결제, 차익 해지거래 등 다양한 투자전략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며 “대차거래 잔고가 추후 발생할 공매도 예정수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관 및 외국계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잔고가 공매도 대기자금의 성격을 갖는다는 게 시장의 주된 의견이다. 결국 대차잔고가 늘면 공매도가 늘어나 하락장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위해 대차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차잔고와 공매도의 연관성은 높은 편으로 보인다”며 “무조건적인 건 아니지만 대차잔고 비중이 오른 종목이나 업종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증시가 하락하는 사이 대차잔고는 늘어났다. 지난해 말까지 종가 기준 3000선을 오가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2600선을 두고 등락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말 1000선을 상회하던 코스닥 지수도 현재는 900선을 하회한 870선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업종별 대차거래내역을 보면 전기 전자의 대차잔고가 17조49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학 7조6024억원, 운수장비 4조4704억원, 의약품 3조9940억원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1조7967억원, 제약 1조7732억원, 디지털컨텐츠 1조5993억원 순이었다.

종목별로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6조885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 2조4639억원, LG에너지솔루션 2조19억원, LG화학 1조7782억원, 카카오 1조7197억원 순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 1조2346억원, HLB 8135억원, 엘앤에프 7751억원 순이었다.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도 확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29조9529억원으로 통계가 시작된 2017년 5월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일 평균 거래대금은 5077억원이며, 5월 기준으로도 4841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기록한 4279억원과 비교해도 많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증시의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한다”면서도 “공매도 잔고의 변화와 대차잔고의 변화를 통해 힌트를 얻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의 강도가 낮아진다는 것만으로도 수급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대차잔고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종목이라면 해당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가 청산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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