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찾아 헤매면서도 사랑-불꽃 간직한 이들 이야기”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5-27 03:00 수정 2022-05-27 04:57
내달 3일 개막 ‘오아시스’ 출연 황순미
지정신 이름의 과학자 캐릭터 연기
“배우 된 후 다른 일 생각한 적 없어”
“자기만의 감각으로 인물의 삶을 재현해 내는 배우.”
배우 황순미(42)가 올 초 연극 ‘홍평국전’으로 제58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로 결정될 당시 심사위원들이 남긴 심사평이다. 성별이 특정되지 않은 영웅 캐릭터 홍평국을 탁월하게 소화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오아시스’. 2017년부터 연극 ‘초인종’ ‘홍평국전’ 등을 함께 작업해온 설유진 연출가와 다시 한 번 뭉쳤다.
18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연극 ‘오아시스’는 차가운 디스토피아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면서도 여전히 마음에 사랑과 불꽃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황순미는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인물 11명 중 지정신이란 이름의 과학자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설 연출가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각본상 배역의 성별은 특정되지 않았다.
“성별이 주는 편견을 심어주고 싶지 않은 연출가의 의도라고 생각해요. 지정신을 연기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어떤 남성 과학자를 떠올려보긴 했지만요. 관객들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극중 인물의 대사로만 사유했으면 합니다.”
그는 대학 새내기치곤 비교적 늦은 스물넷에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원래 의상 전공자였던 그는 “오페라, 연극 등 무대 의상 작업을 하면서 뒤늦게 연기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고 전하며 웃었다.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봤어요. 날것의 거친 모습들이 제겐 마냥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의상 일을 좋아해서 직업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하긴 했지만 배우가 된 후로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극단 인혁의 연극 ‘수상한 동양화’(2006년)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16년 차 무대 경력의 배우다.
“처음 극단 생활을 할 때 연극을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연극부터 잘하자’고 생각했어요(웃음). 이젠 시간이 좀 지났으니 무대가 아닌 곳에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습니다.”
6월 3∼12일, 전석 4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지정신 이름의 과학자 캐릭터 연기
“배우 된 후 다른 일 생각한 적 없어”
배우 황순미는 “관객들과 무대에서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배우들이 공연을 통해 서로 따뜻한 위로를 주고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자기만의 감각으로 인물의 삶을 재현해 내는 배우.”
배우 황순미(42)가 올 초 연극 ‘홍평국전’으로 제58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로 결정될 당시 심사위원들이 남긴 심사평이다. 성별이 특정되지 않은 영웅 캐릭터 홍평국을 탁월하게 소화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오아시스’. 2017년부터 연극 ‘초인종’ ‘홍평국전’ 등을 함께 작업해온 설유진 연출가와 다시 한 번 뭉쳤다.
18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연극 ‘오아시스’는 차가운 디스토피아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면서도 여전히 마음에 사랑과 불꽃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황순미는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인물 11명 중 지정신이란 이름의 과학자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설 연출가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각본상 배역의 성별은 특정되지 않았다.
“성별이 주는 편견을 심어주고 싶지 않은 연출가의 의도라고 생각해요. 지정신을 연기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어떤 남성 과학자를 떠올려보긴 했지만요. 관객들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극중 인물의 대사로만 사유했으면 합니다.”
그는 대학 새내기치곤 비교적 늦은 스물넷에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원래 의상 전공자였던 그는 “오페라, 연극 등 무대 의상 작업을 하면서 뒤늦게 연기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고 전하며 웃었다.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봤어요. 날것의 거친 모습들이 제겐 마냥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의상 일을 좋아해서 직업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하긴 했지만 배우가 된 후로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극단 인혁의 연극 ‘수상한 동양화’(2006년)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16년 차 무대 경력의 배우다.
“처음 극단 생활을 할 때 연극을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연극부터 잘하자’고 생각했어요(웃음). 이젠 시간이 좀 지났으니 무대가 아닌 곳에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습니다.”
6월 3∼12일, 전석 4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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