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도 美인디애나에 공장… 진격의 K배터리

홍석호 기자

입력 2022-05-25 03:00 수정 2022-05-25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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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국내 첫 배터리 생산 거점… 스텔란티스와 합작… 바이든도 언급
LG엔솔-GM, SK온-포드 손잡아
현대차 현지 전기차 공장 파트너로… 국내社 선정땐 추가 투자 이어질 듯



삼성SDI가 북미 3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 삼성의 첫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거점이다. 이 공장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중이던 20일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연간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23GWh는 1회 충전으로 500km를 달리는 전기차 28만여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 북미 지역에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양사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향후 40GWh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공장이 들어설 예정인 인디애나주뿐만 아니라 인근 미시간주, 일리노이주, 오하이오주 등에 스텔란티스의 완성차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이들 공장에 공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합작 공장은 삼성SDI의 첫 미국 생산거점이다. 삼성SDI는 한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완성차 시장 1위 제너럴모터스(GM), SK온이 2위 포드와 손잡고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SK온은 조지아주에 독자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장을 시작으로 삼성SDI의 북미 시장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미 완성차 시장 3위 스텔란티스의 ‘한국산 배터리’ 비중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AC)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 산하에는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등 14개 브랜드가 있다. 스텔란티스는 올 3월 LG에너지솔루션과 총 4조8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상반기(1∼6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미국과의 경제 협력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을 언급한 뒤 “양국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양국의 기술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55억 달러(약 6조9520억 원)를 투자해 지을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공장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배터리 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전기차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이곳에 배터리셀 공장도 함께 건설할 계획인 만큼, 합작사 파트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 공장이 들어설 조지아주에 SK온의 배터리 공장이 있다는 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세운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양사가 현대차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 경우 LG와 SK의 미국 내 배터리 추가 투자도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북미 투자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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