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생산부터 백신주사기, 자가진단키트까지… “벌써 2년” 방역물품 中企 돕는 ‘프로’들
김창덕 기자
입력 2022-05-24 03:00 수정 2022-05-24 03:00
삼성전자 권오창-김영오 프로
전국 누비며 스마트공장 지원
진단키트 품귀땐 효율 30% 높여
‘마스크 대란’, ‘검사키트 부족’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짐을 쌌다. 마스크, 유전자증폭(PCR) 검사키트,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자가진단키트까지. 2년 반 가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그들은 방역 관련 물품의 제조 현장에 있었다. 전국 각지 중소기업에 파견돼 회사 근처에서 숙식하며 그 회사의 작업복을 입고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길 반복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의 권오창(44), 김영오(55) 프로 얘기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내내 방역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파견돼 생산설비를 컨설팅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를 수행했다.
23일 오전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충남 천안시의 젠바디에 가 있었다. 자가진단키트를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투입됐던 방역 관련 업체로는 벌써 5번째 회사다. 두 사람이 소속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연계해 중소기업들의 장비 자동화 및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2∼3월 마스크 생산업체인 화진산업과 레스텍, 검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해 5∼6월에는 PCR 진단키트 생산기업 솔젠트의 생산성 증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해 3월 LDS 백신주사기 업체 풍림파마텍 프로젝트를 완료했을 때는 “이제 방역 관련 기업은 마지막이겠지”란 생각이 들었단다.
그런데 올해 초 오미크론발 5차 대유행으로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2월 시작된 젠바디 프로젝트는 워낙 긴박하고 규모도 커 평소보다 배 이상 많은 21명이 투입됐다. 권 프로는 “젠바디 직원들은 이미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반납한 채 일하고 있었다”며 “상황 파악을 위해 질문하면 기존 생산량까지 차질을 빚을까 조마조마했을 정도”라고 했다. 젠바디에서는 진단키트 조립라인 2개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삼성 팀은 기존 라인들의 생산성을 30%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근 공장에 신규 라인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대기업에서 일했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다. 김 프로는 2년 전 솔젠트 지원 당시를 떠올렸다. 검체 시약을 넣는 박스를 빨리 생산하려면 생산된 제품을 위로 쌓아서 한 번에 옮기는 작업용 리프트가 필요했다. 간단한 장비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김 프로는 며칠을 고민하다 광주에 있는 한 후배로부터 해결 방안을 구했다. 전화 통화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대전∼광주를 왕복했다. 김 프로는 “방역 관련 업체는 단 하루라도 빨리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광주에서 부품까지 구해 오후 11시에 숙소에 돌아왔는데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고 기억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2015∼2021년 2800여 개의 중소기업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간 지원한 방역 관련 기업도 23곳에 이른다.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이날 천안으로 오며 각각 2일, 5일 치 속옷을 챙겨 왔다고 했다. 젠바디에서 점검 업무를 마친 이들은 점심을 먹자마자 각각 대전과 충남 공주로 향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프로젝트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전국 누비며 스마트공장 지원
진단키트 품귀땐 효율 30% 높여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의 김영오 프로(가운데)와 권오창 프로(오른쪽)가 충남 천안의 자가진단키트 생산업체 젠바디에서 현장 직원과 함께 자가진단키트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마스크 대란’, ‘검사키트 부족’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짐을 쌌다. 마스크, 유전자증폭(PCR) 검사키트,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자가진단키트까지. 2년 반 가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그들은 방역 관련 물품의 제조 현장에 있었다. 전국 각지 중소기업에 파견돼 회사 근처에서 숙식하며 그 회사의 작업복을 입고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길 반복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의 권오창(44), 김영오(55) 프로 얘기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내내 방역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파견돼 생산설비를 컨설팅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를 수행했다.
23일 오전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충남 천안시의 젠바디에 가 있었다. 자가진단키트를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투입됐던 방역 관련 업체로는 벌써 5번째 회사다. 두 사람이 소속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연계해 중소기업들의 장비 자동화 및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2∼3월 마스크 생산업체인 화진산업과 레스텍, 검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해 5∼6월에는 PCR 진단키트 생산기업 솔젠트의 생산성 증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해 3월 LDS 백신주사기 업체 풍림파마텍 프로젝트를 완료했을 때는 “이제 방역 관련 기업은 마지막이겠지”란 생각이 들었단다.
그런데 올해 초 오미크론발 5차 대유행으로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2월 시작된 젠바디 프로젝트는 워낙 긴박하고 규모도 커 평소보다 배 이상 많은 21명이 투입됐다. 권 프로는 “젠바디 직원들은 이미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반납한 채 일하고 있었다”며 “상황 파악을 위해 질문하면 기존 생산량까지 차질을 빚을까 조마조마했을 정도”라고 했다. 젠바디에서는 진단키트 조립라인 2개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삼성 팀은 기존 라인들의 생산성을 30%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근 공장에 신규 라인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대기업에서 일했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다. 김 프로는 2년 전 솔젠트 지원 당시를 떠올렸다. 검체 시약을 넣는 박스를 빨리 생산하려면 생산된 제품을 위로 쌓아서 한 번에 옮기는 작업용 리프트가 필요했다. 간단한 장비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김 프로는 며칠을 고민하다 광주에 있는 한 후배로부터 해결 방안을 구했다. 전화 통화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대전∼광주를 왕복했다. 김 프로는 “방역 관련 업체는 단 하루라도 빨리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광주에서 부품까지 구해 오후 11시에 숙소에 돌아왔는데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고 기억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2015∼2021년 2800여 개의 중소기업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여간 지원한 방역 관련 기업도 23곳에 이른다. 권 프로와 김 프로는 이날 천안으로 오며 각각 2일, 5일 치 속옷을 챙겨 왔다고 했다. 젠바디에서 점검 업무를 마친 이들은 점심을 먹자마자 각각 대전과 충남 공주로 향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프로젝트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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