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울컥 “제대로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김동욱 기자

입력 2022-05-23 03:00 수정 2022-05-2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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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챔피언십 3라운드 마치고 기권
10도 떨어진 기온에 매서워진 바람… 다쳤던 다리에 통증 심해진 듯 보여
절뚝거리며 돌다 12오버파 76위에
매킬로이 “나라면 2라운드에 기권… 그가 강한 정신력 가진 것 입증”


타이거 우즈가 22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컨트리클럽(파70)에서 진행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파워스 골프다이제스트 기자는 우즈의 샷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갤러리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이 갤러리들은 미쳤다”며 골프공에 맞아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지적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쪽 다리 통증 때문에 3라운드 18번홀 경기 도중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타이거 우즈. 털사=AP 뉴시스·사진 출처 크리스토퍼 파워스 트위터

“제대로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22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컨트리클럽(파70)에서 진행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홀에서 마지막 퍼팅을 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대회에서 기권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우즈가 대회 도중 기권했다. 우즈가 1996년 PGA투어 데뷔 이후 메이저 대회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포기한 건 처음이다. 우즈는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5년 US오픈 2라운드 도중 손목을 다쳐 기권한 적이 있다. 우즈는 이날 3라운드를 마친 뒤 “아프다. (부상 부위가) 어떻게 될지 보겠다”고 했다. 우즈는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오른쪽 정강이뼈를 크게 다쳤다. 당시 미국 언론은 선수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큰 부상이라고 보도했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7개, 트리플 보기 1개로 9오버파 79타를 기록했다. 9∼13번홀에선 5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우즈는 “보기 행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며 “좋은 샷을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 라운드 79타는 우즈가 PGA 챔피언십에서 제일 못 친 기록이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 보면 2002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10오버파 81타), 2015년 US오픈 1라운드(10오버파 80타)에 이어 3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다. PGA투어에서는 2015년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의 85타(13오버파)가 가장 많은 타수다. 3라운드에서 우즈보다 타수가 많은 선수는 로버트 매킨타이어(26·스코틀랜드·80타)뿐이다.

기권하기 전 우즈는 3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12오버파 222타로 공동 76위였다. 1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전체 156명 중 공동 99위였던 우즈는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공동 53위로 컷을 통과했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순위 상승을 노렸지만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이날 낮 기온은 15도로 전날보다 10도가량 떨어졌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경기 도중 다리를 절뚝이면서 걷던 우즈는 다리에 통증을 느끼는 듯한 표정을 자주 지었다. 우즈는 6월 16일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 출전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은 우즈의 기권을 안타까워하며 위로했다. 1, 2라운드에서 우즈와 같은 조였던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우즈는 믿기 힘들 만큼 정신적으로 강하다. 내가 만약 우즈였다면 2라운드 후 기권을 생각했을 것이다. 우즈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우즈와 한 조에 속한 숀 노리스(40·남아프리카공화국)는 “안타깝다. 하지만 우즈는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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