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원전동맹’…업계 “중·러에 빼앗긴 주도권 찾아온다…핵심은 SMR”

뉴스1

입력 2022-05-22 07:31 수정 2022-05-2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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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소형모듈원전(SMR) 등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 차세대 원전 기술 협력을 공식화하면서 우리나라 원전업계에선 중국, 러시아 등에 넘어간 원전 주도권을 다시 잡겠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른바 ‘한·미 원전 동맹’의 물꼬를 트면서 양국간의 공조를 통해 원전시장 개척의 활로가 마련됐다는 게 원전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윤 대통령은 전날(21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확대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를 열고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원전협력’에 관해 Δ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강화 프로그램(FIRST) 참여 Δ한미 원전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한 시장진출 등 협력 강화 Δ제3국 원전시장 진출 방안 구체화 Δ조속한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 개최 등에 합의했다.

원전업계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대목은 미국과 ‘SMR 기술 협력’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출력은 300㎿ 안팎으로 기존 1000~1500㎿급 원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이 높고 도서·산간 지역에도 건설할 수 있어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SMR 기술 협력은 중국과 러시아에 내준 원전 경쟁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전략적 원전 동맹’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원전 건설을 중단했던 기간에 세계 원전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과 러시아로 넘어갔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뉴스1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원전시장 1위인 러시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간 원전 협력으로 그 틈을 노려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수출뿐 아니라 미국이 앞서 있는 미래 원전 기술에 대해서도 공조를 통해 기술 확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도 업계에선 긍정적인 보고 있다.

미국의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에다 세계적 시공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힘을 합치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최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전 협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한 것은 약 7년간 이어져 온 원전 기술 지식재산권 분쟁이 외교채널을 통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

양국은 2015년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원자력 상거래, 고급 연구개발 프로젝트, 비확산에 대한 장기적인 협력 등에 합의하고 이듬해에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가 설치됐다. 그러나 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분쟁을 벌이면서 HLBC는 한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민간 영역에서는 이미 한·미 간 SMR 개발 협력이 진척됐고 외교 채널에서 걸림돌을 대부분 제거해준 것”이라며 “그간 중국과 러시아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고 제3국 원전시장을 공략하는 데 이번 정상회담이 길을 터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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