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시행하려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6개월 미뤄
주애진 기자
입력 2022-05-21 03:00 수정 2022-05-21 03:00
업계 반발에 여당까지 압박하자
환경부, 12월 2일로 시행 유예
정부가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도입을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큰 데다 정치권까지 압박하고 나서자 이례적으로 법으로 정한 시행 시기를 미룬 것이다.
환경부는 20일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등 업계와 간담회를 연 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을 12월 1일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는 장관 고시를 통해 다음 달 10일부터 소수의 일부 매장에서만 시범적으로 제도를 시작하고 나머지 매장은 12월 2일 일괄 시행하는 방식으로 시행 시기를 바꾸기로 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에 담은 음료를 살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는 제도다. 2020년 6월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부칙에 따라 당초 6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롯데리아 등 전국 3만8000여 개 매장이 대상이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반환용 라벨 구입비와 반환 업무를 위한 추가 인력 등 부담이 크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까지 나서 제도 시행 유예를 요청하자 결국 정부가 시행을 미룬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범운영을 해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미리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점주들의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라벨 구입비와 인건비 등의 지원대책도 다음 주중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정부는 법이 개정된 뒤 2년 동안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제도 시행을 유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환경부, 12월 2일로 시행 유예
6일 오후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공개 시연회에서 직원이 보증금 반환 바코드를 부착하고 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되며, 매장에 직접 일회용 컵을 반납한 후 보증금을 소비자용 앱으로 반환받으면 된다. 소비자는 현금 외에도 소비자용 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고 자신의 계좌로 이체할 수 있어, 현금을 소지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공동취재) 2022.5.6/뉴스1
정부가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도입을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큰 데다 정치권까지 압박하고 나서자 이례적으로 법으로 정한 시행 시기를 미룬 것이다.
환경부는 20일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등 업계와 간담회를 연 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면 시행을 12월 1일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는 장관 고시를 통해 다음 달 10일부터 소수의 일부 매장에서만 시범적으로 제도를 시작하고 나머지 매장은 12월 2일 일괄 시행하는 방식으로 시행 시기를 바꾸기로 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에 담은 음료를 살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는 제도다. 2020년 6월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부칙에 따라 당초 6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롯데리아 등 전국 3만8000여 개 매장이 대상이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반환용 라벨 구입비와 반환 업무를 위한 추가 인력 등 부담이 크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까지 나서 제도 시행 유예를 요청하자 결국 정부가 시행을 미룬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범운영을 해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미리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점주들의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라벨 구입비와 인건비 등의 지원대책도 다음 주중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정부는 법이 개정된 뒤 2년 동안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제도 시행을 유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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