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사상’ 에쓰오일, 외국계 첫 중대재해법 위반 조사

울산=최창환 기자

입력 2022-05-20 17:17 수정 2022-05-21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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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CEO가 20일 오전 에쓰오일 울산공장 본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발생한 폭발사고와 관련 사과문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뉴시스

사망자 1명과 중·경상자 9명을 낸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외국계 기업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고용부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에쓰오일의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중대재해 대응 지침에 따르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3명 이상 사망하거나 5명 이상 다친 경우, 또 대형 화재·폭발·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려야 한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이며, 최고경영자(CEO)인 후세인 알 카타니도 외국인이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S-OIL(에쓰오일) 공장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에쓰오일 알킬레이트(휘발유 첨가제) 제조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울산경찰청은 48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꾸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회사 측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의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오후 8시 51분경 폭발로 발생한 화재는 약 20시간 만인 20일 오후 4시 57분경 완진됐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A 씨(37)가 숨졌다. A 씨의 매형(46)은 울산중앙병원에서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A 씨가 회사의 지시를 받고 아파트 6층 높이에 올라가 밸브를 열었다가 가스가 순간적으로 누출돼 1차적으로 큰 부상을 입고, 잠시 발생한 폭발의 충격으로 추락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중상자 4명은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부산의 화상 전문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독자 제공


에쓰오일은 부탄 압축 밸브 오작동을 고친 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컴프레서(압축기)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알 카타니 CEO는 이날 오전 울산공장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유가족들께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과했다. 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 있는 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전체 근무 인원은 2100여 명이며, 사고가 발생한 알킬레이트 공장에는 28명이 근무 중이었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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