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앞둔 ‘다작 배우’, 무대서 노동자 권리 외친다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5-20 03:00:00 수정 2022-05-20 04:59:56
연극 ‘7분’ 주연 배우 전국향
“매체 안 가리지만 무대가 제일”
연극 ‘7분’에서 열연하는 전국향. 그는 “배우 11명, 연출가 모두 사이가 좋아 지난해 초연 멤버 그대로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고 했다. 극단 파수꾼 제공
무대와 영상 매체를 넘나드는 전국향(59)은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배우다. 데뷔한 지 올해로 39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로 한 해 평균 4편 정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선다. 드라마는 올해에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tvN ‘빈센조’ ‘킬힐’ 등에 출연했다. 다만 주인공 어머니나 할머니 역이 대부분이었다.
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후배들이 작품 하자고 하면 ‘내가 꼭 필요하겠거니’ 싶어 배역 안 따지고 이것저것 많이 하게 됐다”며 “사정이 어려우니까 날 부르지, 안 그럼 다른 큰 배우랑 하지 않겠냐”며 웃었다.
이번엔 주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19일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7분’에서 섬유회사의 노동자 대변인 블랑세 역을 맡게 된 것. 연극 ‘7분’은 다국적 기업에 매각된 섬유회사에서 해고의 두려움을 느끼는 노동자들의 불안을 다룬다. 구조조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다국적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은 의미심장하다. 모든 노동자의 휴게 시간을 15분에서 8분으로 단축하라는 것. 7분만 양보하면 노동자들은 무사히 고용 승계될 거란 희망에 사로잡힌다.
“개개인에게 7분은 짧지만 전체 노동자는 200명이 넘으니 조건을 받아들이면 한 명이 7분을 포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죠. 공장주에겐 막대한 이익을 안기지만 노동자에겐 무엇이 남을까요. 더 많은 걸 내어주게 되지 않을까요? ‘7분’에 담긴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말하는 연극입니다.”
배역이 주어지면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는 독립 장편영화 ‘욕창’(2020년), ‘혜옥이’(2021년)에선 주연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기획사에 들어간 이후 드라마에도 자주 얼굴을 비치지만 그는 여전히 “무대가 제일 좋다”고 말하는 천생 연극인이다.
“대본과는 달리 희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어요. 배우로서 인물을 구축하기에 훨씬 좋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볼 새도 없는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앙상블 작업이에요. 우리끼리 얘기하고 피 터지게 싸웠다가 울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찾아오는 것들이 아직은 훨씬 값지게 느껴집니다.”
19∼28일, 전석 3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매체 안 가리지만 무대가 제일”

무대와 영상 매체를 넘나드는 전국향(59)은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배우다. 데뷔한 지 올해로 39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로 한 해 평균 4편 정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선다. 드라마는 올해에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tvN ‘빈센조’ ‘킬힐’ 등에 출연했다. 다만 주인공 어머니나 할머니 역이 대부분이었다.
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후배들이 작품 하자고 하면 ‘내가 꼭 필요하겠거니’ 싶어 배역 안 따지고 이것저것 많이 하게 됐다”며 “사정이 어려우니까 날 부르지, 안 그럼 다른 큰 배우랑 하지 않겠냐”며 웃었다.
이번엔 주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19일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7분’에서 섬유회사의 노동자 대변인 블랑세 역을 맡게 된 것. 연극 ‘7분’은 다국적 기업에 매각된 섬유회사에서 해고의 두려움을 느끼는 노동자들의 불안을 다룬다. 구조조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다국적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은 의미심장하다. 모든 노동자의 휴게 시간을 15분에서 8분으로 단축하라는 것. 7분만 양보하면 노동자들은 무사히 고용 승계될 거란 희망에 사로잡힌다.
“개개인에게 7분은 짧지만 전체 노동자는 200명이 넘으니 조건을 받아들이면 한 명이 7분을 포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죠. 공장주에겐 막대한 이익을 안기지만 노동자에겐 무엇이 남을까요. 더 많은 걸 내어주게 되지 않을까요? ‘7분’에 담긴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말하는 연극입니다.”
배역이 주어지면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는 독립 장편영화 ‘욕창’(2020년), ‘혜옥이’(2021년)에선 주연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기획사에 들어간 이후 드라마에도 자주 얼굴을 비치지만 그는 여전히 “무대가 제일 좋다”고 말하는 천생 연극인이다.
“대본과는 달리 희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어요. 배우로서 인물을 구축하기에 훨씬 좋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볼 새도 없는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앙상블 작업이에요. 우리끼리 얘기하고 피 터지게 싸웠다가 울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찾아오는 것들이 아직은 훨씬 값지게 느껴집니다.”
19∼28일, 전석 3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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