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이상’ 자녀 둔 부모, 두 자녀 부모보다 6년 더 늙는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5-19 14:58 수정 2022-05-19 18:15
ⓒ게티이미지뱅크
세 명 이상의 다자녀 부모가 두 자녀를 둔 부모보다 노년 시기에 인지 기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산을 통해 자녀가 많아질수록 경제적 상황과 정신 건강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학원과 프랑스 파리 도핀대 연구팀은 이탈리아 체코, 덴마크, 독일 등 유럽 20개국의 건강과 노령화, 은퇴 조사(SHARE) 등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적어도 두 명의 친자녀가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는 두 명의 자녀를 둔 것보다 노년 시기에 인지 능력이 더 떨어졌다. 이같은 결과는 남녀 모두에게서 비슷하게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재정적 문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자녀를 낳으면 상당한 경제적 비용이 들고, 가족 소득이 감소해 생활 수준이 저하되고 재정적 걱정과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는 인지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 기간 여성이 일하지 못해 (가계)수입이 낮아진다”고도 했다. 또 “출산·육아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수면 등 휴식을 취할 시간도 줄어들어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자녀를 3명 이상 둔 경우 인지 기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는 6.2년 정도의 노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유럽인이 감소하면서 노인의 인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연구팀은 “(자녀가 없는 딩크족보다는) 아이를 갖는 것이 치매의 핵심 위험 요소인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 위험을 감소시키고 종종 사회적 상호 작용 등을 높여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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