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공급 문제없다… 사재기 마세요”

세종=최혜령 기자 ,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5-19 03:00 수정 2022-05-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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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식용유 공급사 긴급 점검


서울 강동구에 사는 60대 주부 A 씨는 최근 올리브유를 한꺼번에 서너 병 사놓으려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놀랐다. 항상 이용하는 제품의 매대가 텅 비어 있었기 때문. 그 대신 다른 제품을 여러 병 사려 했지만 마트 직원에게 ‘한 명당 한 병씩만 살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한 병만 사 와야 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등으로 식용유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유통회사들이 식용유 구매 제한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이날부터 1.5L 이상 업소용 상품을 1인당 2개까지만 구매하게 제한했다. 이마트트레이더스(2개), 쿠팡(10개), 롯데마트몰(15개) 등에도 식용유 구매 한도가 생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등 공급 차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고객들이 단순히 불안 심리로 대량 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구매 제한을 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면 구매를 (지금보다 줄인) 한 개로 제한했을 것”이라며 “이번 주 중에는 상황이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등 식용유 제조사들은 당분간 식용유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식용유의 원료인 대두 수입 가격이 계속 오른 것은 맞지만 제조사 생산량은 기존과 전혀 차이가 없다”며 “물량이 부족하지 않은데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사재기 심리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 의아하다”고 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식용유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부는 수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식용유 수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CJ, 롯데푸드, 사조대림, 농심, 오뚜기 등 주요 식용유 공급사 5곳도 참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식용유 114만 t 중 수입 물량은 78.9%(90만 t)다. 국내 업계는 현재 계약된 물량을 합해 2∼4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팜유 역시 국내에서는 주로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해 수급에 차질이 없다고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식용유 공급에 문제가 없고 현 시점에서 식용유 공급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최근 업소용 캔 식용유(18L), 가정용 대용량 식용류(1.8L) 주문량이 2∼3배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식용유 가격 상승을 우려한 가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식용유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식용유 관련 품목 일정량의 관세율을 0%로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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